빈 살만 왕세자 가족들이 22일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보며 기뻐하는 모습. [빈 살만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격파하자 사우디 축구 팬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얼마 전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가족들과 얼싸안고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우디는 22일(현지시간) 오후 1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었다. 전반 9분 메시에게 먼저 한 골을 내주고도 후반 대반격으로 역전승의 '이변'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1위로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나선 32개국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낮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3위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사우디 대표팀 선수들은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사우디 관중들도 국기를 흔들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팬 구역에서 경기 내내 응원을 이어가던 사우디 팬들도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에 옷을 벗고 기뻐했다. 일부 사우디 팬들이 단체로 메시의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장면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빈 살만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장에서 승리를 지켜본 압둘라지즈 빈 투르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겸 체육부 장관도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얼마 전 방한 한 빈 살만 왕세자는 가족들과 얼싸안고 환호했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가족들이 앉지도 못한 채 함께 TV 앞에 서서 월드컵 중계방송을 시청하며 자국팀을 응원했다. 일부는 몸을 돌려 신을 향해 기도하기도 하고, 다른 사진에서는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모습이 담겼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국기를 들고 있는 친형 압둘라지즈 사우디 에너지 장관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빈 살만 인스타그램 캡처]

사우디는 이날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경기 다음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걸프지역 유력 일간지 '칼리즈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일제히 "사우디 정부가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오는 26일 오후 10시 폴란드와 2차전을, 다음 달 1일 오전 4시 멕시코와 최종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