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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에 영끌족도 패닉…서울 외곽선 집 팔기 바빠[부동산360]
노원서 6개월 연속 30대이하 매도비중 높아져
영끌 성지에 몰렸던 집주인도 탈출구 찾는 중
노도강 매수심리는 급속냉각…수급지수 최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서울 노원구 등지에서 중저가 아파트를 사들였던 2030대의 매도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사기 바빴지만, 올해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에 집값 하락이 더해지면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위축된 매수세로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면서 집을 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 공인중개업소 밀집지역의 모습 [연합]

2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노원구에서 집합건물(아파트, 다세대·연립, 오피스텔 등) 매매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30대 이하 매도인의 비중은 전체의 21.7%로,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노원구에서 이뤄진 집합건물 거래 10건 중 2건은 30대 이하가 팔았다는 의미다.

노원구 내 30대 이하의 매도 비중은 올해 1~3월 9~11%대를 나타내다가 4월부터는 6개월 연속(12.0→12.5→14.0→16.9→18.3→21.7%)으로 높아졌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원구는 지난해 2030대 ‘영끌’, ‘패닉바잉’(공황구매)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단기간 급등한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노원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한 해 11.91% 올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치고 서울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보면 지난해 30대 이하의 노원구 집합건물 매수 비중은 44.7%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해당 비중은 전년보다 7.7%포인트, 2019년보다 10.7%포인트 높아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 들어선 거래가 주춤하고 30대 이하 집합건물 보유자의 매도 비중이 서서히 높아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영끌’ 등으로 집을 사들인 집주인들도 탈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노원구와 마찬가지로 젊은 층의 수요가 몰렸던 도봉구는 지난 4월 30대 이하의 집합건물 매도 비중이 39.5%까지 치솟았고, 이후 월별로 10%대 안팎을 기록 중이다. 도봉구 역시 지난해 아파트값이 8.77% 올라 서울 평균(8.02%)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던 곳이다.

다만,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을 잔뜩 끼고 매수했는데 집을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으니 답답해하는 집주인들이 있다”면서 “고점보다 2억~3억원씩 떨어진 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아예 안 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수심리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포함한 서울 동북권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69.8을 기록하며 지수 70선이 무너졌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인데, 이번 주 수치는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잇단 금리 인상이 대출 금리에 민감한 중저가 단지 수요층의 매수심리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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