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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으로 맞붙은 여야…민생법안 처리 ‘저멀리’[정치쫌!]
당대표 된 이재명 “민주당 힘으로 특검” 주장
국민의힘 “수사 잘되니 특검… 꼼수·물타기”
李 사법리스크 부각… 민주당 지지율 5%p↓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신현주 기자] 검찰의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검찰은 ‘형사법 절차에 따른 법집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민주연구원이 당사에 설치된 부속기관이고 상징적인 장소라 ‘한발짝도 들이지 못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며, 민주당 지지율도 급전직하다. 정국이 ‘빙하기’로 접어들면서 민생법안 처리 역시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힘으로 특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 대표가 지난 21일 특검법 제안을 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대목은 하나다. 이 대표는 특별기자회견에서 ‘여당의 반대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과 정부에서 이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대선 후보때 태도를 보면 안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거부한다고 해서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을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가진 힘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특검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이후 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제는 민주당을 움직일 힘을 가진 ‘원톱’이 된만큼, ‘민주당의 힘을 통해 특검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를 향해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특검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고, 윤 당시 후보는 ‘이것 보세요’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윤 당시 후보는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해 뚜렷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 대선 이후 토론회에서 맞붙었던 인사 중 한명은 대통령이 됐고, 나머지 한명은 야당의 대표가 돼 다시 ‘특검 수용’ 여부를 두고 맞붙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특검 제안’을 불과 30여분만에 거절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제안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도적인 시간 끌기이자 물타기”라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으니까 특검 요구를 하면서, 특검으로 가져가서 시간 끌기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검은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수사를 믿을 수 없을 때, 이럴 때 도입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부각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단초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발표된 10월 셋째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5%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를 기록, 민주당 지지율과 동률이었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7%를 기록,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65%를 기록, 지난주(63%) 대비 2% 상승했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부각이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지지율에는 하락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檢 칼끝에 李 ‘정치운명’
이원석 검찰총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이 대표의 향후 대응책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일단 특검 제안은 국민의힘으로부터 제안한지 불과 30여분도 안돼 거절 당했고, 이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영장 발부 여부가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상태다. 검찰은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으로부터 김 부원장에 돈을 줬다는 진술과 함께 돈을 건넨 시점과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담기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 스스로 ‘나의 분신’이라고 얘기했고, ‘측근은 정진상·김용’이라고 말했으며,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도 여전히 김 부원장에 대한 ‘신뢰’를 밝힌 바 있어, 김 부원장이 구속될 경우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 과정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와 경쟁 구도를 이뤘던 인사들의 ‘이재명 비토’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 대표가 21일 특별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윤석열 정부 및 국민의힘이 받을 가능성이 낮은 ‘쌍특검’ 제안을 지난 대선 이후 다시 꺼내든 것 역시 여당을 향한 제안임과 동시에 역으로는 민주당 당내 자신에 대한 ‘비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로 ‘이낙연계’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을 언급했던 설훈 의원은 당사 압수수색 시도 다음날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野 혼란 속 종부세 감세 물 건너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특검' 제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종부세 감세 시한을 넘겨 세금 부담을 더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국회 기재위원회 여당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의힘은 지난 문재인 정권 때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억울하게 종부세 부담을 지게 될 분들의 세금을 덜어드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민주당은 끝내 합의에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민주당은 국민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국민을 외면한 것이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종부세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마지노선이 어제(20일) 바로 그날이다. 국민에게 죄송하며 또 민주당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회가 1세대 1주택자에게 종부세 특별공제 3억원 혜택을 반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지난 20일이었다.

여야의 극한 대치 탓에 국민적 공분을 빚었던 카카오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 역시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오는 24일 국회 국감에 부르기로 했는데, 여야가 극한 대립을 벌이는 탓에 국감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양곡관리법 및 납품단가연동제 등 관련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ong@heraldcorp.com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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