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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살 일도 없는데 통장 깹니다”…청약통장 가입자수 석달째 줄었다 [부동산360]
9월말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2696만9838명
전달 대비 3만3704명 줄어…감소폭은 2배 확대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청약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전국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하락과 고금리·고분양가에 따른 금융 부담 확대로 청약 수요가 쪼그라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96만9838명으로, 8월(2700만3542명) 대비 3만3704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 2700만명을 돌파한 지 넉 달 만에 다시 2600만명대로 내려왔다. 통장 출시 이후 줄곧 증가해온 전국 가입자 수는 지난 7월 사상 처음 감소했으며 그 흐름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감소폭은 8월(1만5711명) 대비 두 배 넘게 확대됐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서울과 인천·경기, 5대 광역시, 기타지역 등 모든 지역군에서 쪼그라들었다. 서울의 경우 5월 625만5424명에서 9월 622만8151명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는데 지난달 1만명 이상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커지는 추세다.

지금은 가입할 수 없는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의 계좌 수도 일제히 줄었다. 이 중 청약예금 가입자 수는 전달 대비 4461명 줄어든 99만6739명을 기록하며, 1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청약 당첨자를 제외하고도 통장을 깬 가입자가 상당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그간 비교적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디딤돌로 큰 관심을 끌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약에 당첨만 되면 최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집값 하락기에 진입하고도 원자잿값 급등으로 분양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 이렇다 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3% 시대에 연 1.8%의 낮은 금리로 목돈을 묶어둘 필요가 없다 보니 해지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집단대출이자가 6%대로 나올 정도로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이 상당하고 매매가 하락으로 차익에 대한 기대심리도 쪼그라들고 있다”며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 기대감 자체가 줄면 청약통장 가입자도 빠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약시장은 냉랭해진 모습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21대 1로, 2017년 2분기(9.06대 1) 이후 5년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서울에서조차 모집인원 미달 사례가 속출했고 평균 경쟁률이 3.25대 1까지 급락했다.

미분양물량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에는 3만2722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주인을 찾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2007~2009년 당시와 비슷하게 주택시장 상황과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고 영국발 금융위기 등도 위험한 상황이다. 총체적으로 봤을 때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청약시장도 오랜 기간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3기 신도시 등 저렴한 주택이 나오면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는 등의 국지적 현상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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