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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의사당·제2집무실 믿어도 될까”…‘전국 유일’ 작년 집값 상승분 반납한 세종[부동산360]
1년 넘게 아파트값 하락세 이어지는 세종
2년 전 거래가격으로 돌아간 단지도 속속
지난해 상반기 반토막…거래가뭄도 심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요즘 곳곳에서 집값 떨어진다고 난리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줄기차게 내린 건 세종뿐이잖아요. 올 초만 해도 ‘집값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도 종종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도 안 나와요. 집을 꼭 팔아야 하는 사람만 답답한 거죠.” (세종시 다정동 A 공인중개사)

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양영경 기자/y2k@]

세종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세종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천도론’에 힘입어 집값이 급등했지만 지난해 7월 이후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추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 속에 급매만 간간이 거래되면서 집값이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단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26일 조사(-0.09%)부터 54주간 단 한 주도 빠짐없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은 올 들어 이달 1일까지 5.06% 내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이 떨어졌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상승분(2.48%) 이상으로 내린 곳도 세종이 유일했다. 올해 하락률만 보면 전국 시·군·구 중에서 대구 달서구(-6.20%)에 이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세종은 2020년 ‘천도론’ 등에 힘입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42.37%)를 기록했으나, 이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집값 급등 피로감, 추가 공급 계획 등이 맞물리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아파트값이 고점 대비 수억원씩 빠져 2년 전 가격 수준으로 돌아간 단지들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종촌동 ‘가재마을7단지’ 84.99㎡(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9일 최고가 대비 1억7000만원 빠진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이 5억원대에 거래된 건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소담동 ‘새샘마을1단지’ 84.99㎡ 매물 2건은 지난달 각각 6억3000만원(13층), 6억7500만원(11층)에 팔렸는데 이전까지 해당 주택형에서 저층을 제외하고 6억원대에 거래된 건 2020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이 주택형은 최고 8억8400만원에 손바뀜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0억원대에 거래됐던 새롬동 ‘새뜸마을5단지’ 84.96㎡도 지난달 7억9500만원에 팔렸다. 이들 사례는 특수 거래건이 반영된 직거래가 아닌, 모두 중개거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급매만 간헐적으로 소화될 뿐 ‘거래가뭄’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종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5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4건)보다 46.7% 급감했다. 2020년 상반기(6512건)와 비교하면 25% 수준에도 못 미친다.

새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는 사실상 뚝 끊겼고 급한 사정으로 싸게 내놓은 매물 외에는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많이 오른 만큼 떨어질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얼마나,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세종도 당분간 상승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역 내에선 최근 인접한 대전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세종만 유일한 비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남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실수요자마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게 공인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방 위험이 가장 큰 지역으로 세종을 지목하기도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포인트 인상할 경우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세종의 집값이 1년 후 3.9%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국 17개 시·도 중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해당 지역 주택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이거나 최근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경험한 지역의 하락위험 정도가 여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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