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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둔촌 판박이 아닙니다”…인상 공사비 마련에 진땀인 조합들[부동산360]
노량진4구역, 중대형 일반분양 확대해 수익 ↑
원베일리, 상가 통매각하고 공공주택 매입 요청
다른 단지들도 시공비 인상 대응 위한 자구책 마련
공사가 세 달 넘게 중단된 가운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를 지나는 행인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이민경 기자] 시공비 갈등 끝에 공사중단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둔촌주공’을 두고 다른 재건축 조합들이 “우리도 공사중단 사태를 맞을 순 없다”라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일반 분양을 확대해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조합부터 시공비 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서는 조합이 나오는 등 최근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들은 더 분주해진 모양새다.

6일 노량진4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오는 7일로 예정된 관리처분계획 임시총회에 앞서 단지 설계변경안을 확정지었다. 기존 248%였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인 260%까지 상향하고 조합원 분양분을 중심으로 대형 평형 가구를 늘린 것뿐만 아니라 일분 분양 물량도 확대한 것이다.

조합은 애초 49㎡ 51가구와 59㎡ 216가구 등 모두 267가구를 일반 분양해 2051억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공비 인상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합원 부담 증가가 예상되자 설계변경을 통해 84㎡를 추가로 일반 분양키로 결정한 것이다.

조합은 “59㎡ 일반분양 물량을 205가구로 낮추고 대신 84㎡ 일반분양을 신설해 25가구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이에 따라 일반 분양 수익 역시 2219억여원으로 168억원 이상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대형 가구 증가로 인한 조합원 분양 수익 증가를 합해 24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예상하고 있는 조합은 기존에 가구당 1.2대 수준이었던 주차장 면적을 가구당 1.5대로 상향하는 등의 고급화 설계에도 조합 수익은 오히려 증가해 시공비 인상 압박에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고급화 설계를 적용하며 조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중대형 일반 분양 물량을 늘렸다. 덕분에 조합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라며 “둔촌주공이 시공비 갈등 끝에 공사중단 사태를 맞고 오히려 큰 손해를 보는 모습을 보고 조합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으로부터 1400억원에 달하는 시공비 인상 요구를 받은 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최근 1700억원 규모의 상가 일반분양분을 통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 서울시에 공공주택 매입을 요청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원베일리 조합은 지난달 서울시에 공공주택 매입을 요청했는데, 최근 공정이 40%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라 서울시로부터 계약 체결을 위한 매매계약서를 전달받았다. 시공비 인상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금 확보가 필요한만큼 전체 매입금의 20%에 달하는 계약금을 사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를 통매각할 경우, 조합원 권리가액보다 최소 200억원 가까이 높은 금액을 빠르게 받을 수 있고, 최근 공공주택 매입 요청을 통해 빠르게 현금 확보에 나선 상황”이라며 “모두 시공비 인상을 앞두고 조합원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둔촌주공과 같이 내부 분열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다른 정비사업 단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 탓에 시공사와 시공비 인상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데, 자칫 시공사와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둔촌주공과 같이 장기간 공사중단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 조합장은 “단지마다 상황은 비슷한데, 둔촌주공 조합이 장기간 공사중단 사태로 오히려 큰 손해를 보는 상황을 지켜보며 ‘입주가 늦어져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이 강하다”라며 “조합에서는 부담 증가를 거부하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업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일반 분양 확대 등의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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