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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도 집값 하락은 서울 외곽부터…재소환된 뱃살이론 [부동산360]

아파트값 낙폭 더 커진 노도강 등 서울 외곽
매수심리 위축…극심한 거래절벽도 장기화
“휴가철 비수기 맞물려 매매거래 소강상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에서 지난해 2030대의 ‘영끌’ 수요가 집중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들 세 지역은 3주 연속 0.10% 안팎 하락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을 끌어내리는 주요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서초구만 ‘나홀로 상승’을 이어가면서 강남권 집값이 상승기에 가장 먼저 오르고(찌고), 하락기에 가장 늦게 내리는(빠지는) 뱃살처럼 움직인다는 ‘뱃살이론’도 재소환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마지막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폭은 2020년 4월 27일(-0.07%) 조사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크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마지막 주 하락 전환(-0.01%)한 뒤 9주째 내림세를 보였는데, 최근 4주간 낙폭(-0.03→-0.04→-0.05→-0.07%)이 더 커졌다.

서울 내에선 ‘노도강’을 포함한 외곽지역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도봉구 아파트값은 지난주(-0.14%)보다 0.03%포인트 확대된 0.17% 하락하면서 서울 25개구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노원·성북구가 각각 0.15% 내려 전주(-0.13%, -0.12%)보다 하락폭을 확대했고, 강북구도 지난주 0.13%에서 이번 주 0.14%로 더 많이 떨어졌다. 노도강 지역은 3주 연속으로 0.10% 안팎 하락하며 서울 전체의 내림세를 이끌었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강북지역은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일반 매매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며 “거래절벽 속에 초급매가 아니면 매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선 서초구(0.01%)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19주 연속 이어진 오름세다. 서초구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대폭 줄었으나, 강남·송파구 등과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이 없고 초고가·신축 아파트 등에 갭투자를 포함한 매수세가 유입됨에 따라 신고가 거래를 바탕으로 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에선 이달 방배동 ‘방배롯데캐슬로제’(전용 204.41㎡·39억원), 잠원동 ‘신반포자이’(84.92㎡·35억5000만원), 서초동 ‘서초교대e편한세상’(84.97㎡·24억5000만원) 등에서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이렇다 보니 가장 먼저 찌고 늦게 빠지는 뱃살처럼, 강남은 집값 하락기에도 타지역보다 가장 가격이 늦게 떨어진다는 의미의 ‘뱃살이론’ 등 과거의 투자공식이 재적용되고 있다는 말도 부동산 업계에서 나온다.

다만, 서초구의 버티기 속에도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향 안정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금리 인상과 고물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집값이 더 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세 위축과 매물 적체 현상 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85.7로 전주(86.4)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인데,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가 시행된 지난 5월 9일(91.0) 이후 11주 연속 하락세다.

극심한 거래절벽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상으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342건에 그쳤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아직 남았으나 올해 2월(815건)보다 적은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세제·대출 정상화 방안과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 등의 호재에도, 금리와 물가 상승 등의 거시경제 변수들이 주택 소비심리 위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휴가철 비수기와 맞물려 매매거래 소강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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