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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온탕 주택시장…거래절벽 속 급락·급등장 혼재[부동산360]
한달 사이 서울 매물 9.6% 늘어
4월 거래 지난해 47.5% 수준
한국부동산원 ‘내림’·KB부동산은 ‘오름’ 분석
“거래절벽 속 혼조세”…혼란 가중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집값 고점인식에 가파른 금리상승까지 겹치며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매물은 쌓이는 데 거래는 늘지 않고, 서울 내에서도 미분양이 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런데 한쪽에선 올해 대선 이후 거래된 서울 아파트 열 채 가운데 네 채 이상이 신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오지만, 다른 지역에선 매물이 쌓이면서 급매물이 거래되는 냉온탕 주택시장이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된 5월10일 이후 한달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5만 6568건에서 6만 2046건으로 9.6%늘어났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매물 증가추세는 뚜렸했다. 우선 25개 구 전부 매물이 늘었다. 강서구가 13.7%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추세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마포구(12.1%), 구로구(12.1%) 등 증가 추세는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눈에 띄었다.

이처럼 급격한 매물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거래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가 지난 2월 814건으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4월에도 1746건으로 지난해 같은달(3655건)의 47.5%수준에 머물렀다. 아직 집계가 덜 된 5월도 13일 기준 1418건으로 2000건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 3월 대선 후 규제완화를 기대하며 반짝 매수세가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매수세가 잠잠해졌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중개업무를) 한 건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는 없이 매물만 쌓이는 상황에서 가격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특히 집값 통계를 뽑는 기관마다 제각각 시황을 발표해 주택 시장 참여자들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다. 서울은 0.01%, 수도권은 0.02% 하락을 보였다. 서울은 2주 연속 하락, 수도권은 올해 1월 31일 이후 단 한번(5월 2일)을 빼고 전부 하락세를 띄고 있다.

그런데 KB국민은행이 작성하는 집값 통계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주간 KB부동산 리브온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같은주 전국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다. 서울은 0.03% 상승했고, 용산·서초구는 0.2% 큰폭으로 올랐다.

실거래 사례도 제각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84㎡는 지난 5월 24일 20억1000만원이 거래됐다. 지난 4월 30일 2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했을 때 한 달 사이 7억원 가까이 가격이 빠진 셈이다.

강동구 천호동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84㎡도 지난달 20일 한 달여 만에 5억원가량 싼 12억4600만원(24층)에 매매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형우베스트빌3차 전용면적 228㎡의 경우 처럼 한달사이 반토막 난 경우도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6일 21억2200만원(9층)에 계약됐는데, 올해 4월 같은 크기가 38억5000만원(6층)에 팔렸다. 한 달여 만에 44.9%나 폭락한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올해 대선(3월 9일) 이후 이번 달 9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최근 2년 간(2020~2021년) 동일 주택형의 거래 사례가 있는 2619건 중 1613건(44.4%)은 신고가에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역 내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 지역이 없는 서초구 조사 대상 158건 가운데 106건(67.1%)이 신고가에 팔리면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고가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어떤 집계가 더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일까. 앞서 언급한 급락 사례는 모두 중개업소를 끼지 않는 ‘직거래’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직거래의 경우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족 간 증여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한다. 매매를 가장한 편법 증여 가능성이다.

이재국 책사컨설팅 부동산연구소장은 “직거래 가격 수준으로 해당 지역 중개업소에 매물이 쌓이기 시작하면 정말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며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시황과 완전히 동떨어진 일부 이상 거래를 놓고 시장 흐름으로 오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주택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줄다리기 속에 거래는 없고, 혼조세를 띄는 양상”이라고 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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