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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불패 옛말이네…서울서도 무순위청약 ‘줄줄이’·가점도 ‘뚝’[부동산360]
‘완판신화’ 썼던 서울서도 무순위청약행
대출규제·금리인상·높은 분양가 등 영향
고가점 통장 쏙 들어가…30점대도 당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청약불패’ 지역으로 여겨졌던 서울의 청약 시장 분위기가 올 들어 급변했다.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 사례가 늘고 당첨 가점 수준도 낮아지는 등 청약 열기가 눈에 띄게 꺾였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속에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심화하는 모습이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9개 단지 중 계약 포기자가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곳은 5곳이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 ‘북서울 자이폴라리스’,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구로구 개봉동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 입구역 더하이브 센트럴’ 등이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이들 단지가 무순위 청약까지 가게 된 데는 시세와 별 차이 없는 높은 분양가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발생하면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는 등 청약 조건이 느슨한 만큼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흥행 성적도 저조한 편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한화 포레나 미아’는 139가구 모집에 1120명이 신청해 평균 8.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무순위 청약에서 한자릿수 경쟁률은 저조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 단지는 4월 초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328가구 모집에 2374명이 신청해 7.3대 1의 한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그나마도 청약 당첨자의 58%만 계약을 완료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일반공급분 216가구의 91.6%(198가구)에 해당하는 물량이 미계약됐다. 이 단지는 지난 4~5월 2차례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이달 중 3차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이런 분위기 속에 4월 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 수는 360가구로, 전월보다 2배 늘어났다. 절대적인 물량으로는 타지역보다 많지 않으나, 지난해 말(54가구)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첨 가점 수준도 크게 떨어졌다. 도봉구 창동 ‘창동다우아트리체’는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에서 전용 58㎡B가 공급 물량의 5배수를 채우지 못해 기타지역 청약까지 받아 간신히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이 단지 전용 58㎡B와 58㎡C, 122㎡F는 당첨 최저 가점이 30점대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칸타빌 수유팰리스’, ‘한화 포레나 미아’의 일부 주택형에선 청약 점수 20~30점대가 당첨권 안에 들었다.

서울에서도 가격·입지별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린 상황에서 입지적으로 열세이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공급되는 단지는 수요자에게 외면받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부담 속에 분양가마저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이 자금 계획을 짜기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지난해처럼 청약에 당첨되고 나서 고민했던 ‘선당후곰’식은 당분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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