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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나나 했는데…다시 고꾸라진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낙찰가율 [부동산360]
규제 완화 기대감에 반등한지 한 달 만에
서울·경기·인천 낙찰가율 나란히 하향 전환
금리 추가 인상·대출규제 영향으로 수요↓
입찰 법정 앞 게시판에서 매물을 살피는 응찰자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세를 보였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지지옥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아파트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나란히 하향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서울의 아파트 낙찰률은 40.4%로 전달(60.0%)보다 20%포인트가량 줄었으며 낙찰가율 역시 4월(104.3%)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92.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내림세를 보여 온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6개월 만인 지난 4월 반등에 성공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재건축 이슈가 있는 단지 등으로는 응찰자가 몰렸으나 전반적으로 수요 유입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의 흐름도 비슷했다.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 4월 60.0%에서 지난달 54.2%로,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95.6%에서 93.5%로 각각 감소했다. 특히 꾸준한 실수요 유입으로 인기를 끌었던 인천 아파트의 경우 1년 4개월여 만에 낙찰가율이 10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인천의 아파트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41.7%, 97.9%로 4월(54.1%, 110.7%)보다 10%포인트 이상씩 하락했다.

통상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아파트 낙찰가율이 지난 4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침체 양상을 보였던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분위기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매도 주택담보대출의 일종인 경락잔금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규제에 따른 타격이 작지 않은데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연내 두세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다음달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까지 강화되면 경매 참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역별, 물건별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서울 강남권이나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의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나 수도권 외곽의 3억원대 이하 저가 아파트 등에선 여전히 많은 응찰자가 몰리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3일 감정가 1억3600만원짜리 경기 안성시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5㎡) 경매에는 응찰자가 47명 몰리기도 했다. 낙찰가율도 154%에 달했다. 사실상 대출규제 영향권 밖인 고가 아파트 또는 약간의 대출로도 접근 가능한 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나뉘어 유지되고 있다고 지지옥션 측은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초고가 아파트,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는 응찰자가 몰리는 반면 대출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9억~15억원대 아파트 경매는 응찰자가 줄고 유찰되는 경우가 잦다”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 개발 기대감이 있는 곳에선 투자수요가 유지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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