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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 올려주느니 차라리 매입”…2030, 다시 아파트 산다[부동산360]
2030 세대 아파트 매입 반등세
전세 가격 오르자 구축 등 사들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학생 때부터 10년 넘게 서울에서 자취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직장인 윤모(33) 씨는 최근 서울 관악구의 한 소형 구축 아파트를 샀다. 워낙 작은 평형인데다가 준공 20년을 넘긴 구축 아파트인 탓에 오히려 그간 전세로 살던 오피스텔보다 주거 환경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그럼에도 윤 씨는 “전세대출을 더 받아 이자를 내느니 차라리 내 집을 갖고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주인이 한 차례 전세계약을 갱신한 이후 다음에는 전세 보증금을 크게 올릴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기에 일찌감치 소형 아파트 매매를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같은 대출이자를 내더라도 내 집을 갖는 편이 맞는 것 같아 무리해 집을 사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씨의 경우처럼 최근 2030 세대의 아파트 구매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 내 전세 매물이 급감한 데다가 금리 부담까지 덩달아 커지자 아예 소형이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 4월 동안 주택을 구매한 사람 중 40% 이상이 2030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국 3만5679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 중 2030이 매수한 경우는 1만264건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28%로 집을 구매한 사람 4명 중 1명은 2030 세대인 셈이다. 2030의 아파트 매입은 지난해 10월 1만4416건을 기록했지만, 11월부터 1만건 밑으로 떨어지며 지난 1월에는 7336건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다시 반등세를 기록해 다시 1만건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로 한정할 경우, 2030의 아파트 매수 비율은 더 커진다. 지난 4월 전체 연령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624건이었는데 이중 2030의 매입은 42%에 달하는 687건에 달했다. 특히 30대의 경우 지난 4월 한 달 동안 서울 내 아파트 매입 건수가 585건에 달하는데 지난해 이후 다시 500건 이상으로 회복한 모양새다.

그간 높아진 주택 가격과 강화된 대출 규제 탓에 아파트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2030이 다시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은 최근 급등한 전세 가격과 더불어 전세 물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전세 가격 상승 탓에 반전세로 바뀐 경우가 상당하고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준주택의 경우 아예 월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25만8318건을 기록했는데, 월세는 13만295건으로 전체의 50.4%를 기록했다. 12만8023건으로 49.6%에 그친 전세를 넘어선 셈이다.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임대차3법 만료에 따른 전세가 급등 현상은 없겠지만,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아예 외곽의 싼 집을 사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시장은 당분간 불안한 안정세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미 오른 전세 가격과 매물 감소로 인해 전세 난민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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