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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제3의 둔촌주공 파행 속출…“곳곳에서 공사비 갈등 폭탄” [부동산360]
대전 용두동2구역, 시공사 해지 두고 소송전
다른 정비사업 현장도 공사비 인상 탓 갈등
둔촌주공 역시 서울시 중재에도 출구 못 찾아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조합집행부와 시공단이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전국 곳곳의 정비사업지에서 제2, 제3의 둔촌주공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주요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시공비 상승과 이에 따른 분담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중단 사태로까지 이어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유사한 갈등이 전국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공사비 분담 문제를 둘러싸고 시공사 계약 해지 사태를 빚은 대전에서는 시공사와 조합이 소송전에 들어갔고, 다른 현장 역시 사업이 중단되는 등의 파행을 겪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시공비의 인상이 주택 공급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전 용두동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였던 IS동서는 최근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조합 측이 총회를 통해 시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부당한 계약해지라는 것이 IS동서 측의 주장이다.

조합은 최근 진행된 조합 임시총회에서 IS동서와의 시공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시키고 지난 15일 시공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조합 관계자는 “전임 집행부가 승인한 부당한 계약 내용에 대한 재협상을 시공사 측에 요구했는데, 25번이 넘는 재협상 참여 공문을 보내는 동안에도 시공사 측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장 문제가 된 계약 내용은 공사비 인상이었다. 애초 시공사 공사비는 3.3㎡당 405만원 수준이었지만, 사업이 진행되며 공사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전임 집행부는 467만원으로 공사비를 인상해 계약서를 변경했다.

그러나 별다른 공사비 검증 없이 계약서 변경을 강행했다는 이유로 조합장과 집행부가 교체됐고, 새 집행부는 공사비 인상과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른 물가상승 반영 등이 부당한 계약 조건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반면, IS동서 측은 조합 집행부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공사비 상승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실제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른 탓에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다른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공사비가 오르면 분담금 문제가 있고, 제한이 있는 분양가 앞에서 누군가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누가 더 비용을 분담하느냐를 놓고 다툰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시공사 선정 입찰을 개시한다는 입장이지만, 시공사 측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은 최초 시공사 계약 4년 만에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용두동2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전 도시철도 1호선과 충청권 광역철도가 만나는 4만3175㎡ 부지에 794가구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지역에서는 수익성이 기대되는 재개발 현장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공사 계약 해지 사태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며 사업 일정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정은 다른 현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은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갈등 탓에 착공 일정이 연기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3.3㎡당 528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는데, 일부 조합원들은 인근의 다른 현장과 비교했을 때 공사비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사비 증액 기준을 두고도 소비자물가지수가 아닌 건설물가지수를 적용한 것은 시공사에만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철거까지 이뤄진 현장이 공사비 갈등 탓에 멈추자 최근에는 “사업이 늦어지면 조합원 부담만 늘어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 상황이다.

택지비 평가를 앞두고 있는 다른 정비사업 현장 역시 최근 관련 일정을 늦췄다. 택지비 평가를 늦출 경우,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유리한 가격을 받고 분양가격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 내 주요 재건축 단지가 상반기로 예정됐던 분양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를 맞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역시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지난 22일 도급제 변경과 마감재 고급화, 공사비 증액분 인정 등의 중재안을 들고 조합과 시공사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못한 상황이다. 공사비 인상 계약 무효 소송 등의 법적 공방도 예정돼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업단은 소송 취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조합 측은 마감재 문제 등을 두고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조합 내부 이견을 비롯해 중재까지 남은 문제가 상당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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