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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가 너무 비쌌나’ 서울 청약도 찬 바람…34점도 당첨 [부동산360]
청약 커트라인 30점대로 뚝 떨어져
1순위 경쟁률 높아도 계약선 미달
고분양가 논란에 줄줄이 무순위청약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의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아파트 전용면적 80㎡의 당첨 커트라인(최저가점)이 30점대로 추락하고, 분양에 나섰던 단지들이 미계약 물량을 털고자 줄줄이 무순위청약에 나서고 있어서다. 서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양만 했다 하면 ‘완판’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나온 물량을 두고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서울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강남구와 송파구 한강 근처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삼양사거리특별계획3구역 재개발)의 당첨 커트라인은 전용면적 80㎡A에서 나온 34점이었다. 청약가점 34점은 2인 가구인 세대주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5년 이상 유지하면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이 주택형을 비롯해 전용 84㎡A에서 당첨 최고가점 71점이 나오긴 했으나, 서울 내에서 최저가점만 60~70점대가 나왔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택형별 최고 가점은 56~71점, 최저가점은 34~54점이었다.

이 단지는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328가구 모집에 2374명이 신청해 7.3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두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주택형은 전용면적 59㎡A(23.7대 1)와 39㎡A(12.6대 1) 뿐이었으며 나머지 6개 주택형은 모두 한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강북구는 서울 내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입지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것이 저조한 청약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격은 10억8921만~11억500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압박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렸던 단지들은 줄줄이 무순위청약에 나서고 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나온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는 이달 11일 이뤄진 무순위청약에서도 전체 22개 주택형 중 5개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경쟁률도 평균 2.7대 1에 그쳤다. 이 단지는 전체 가구(216가구)의 91.7%에 달하는 198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주변 환경이 노후한 곳에 들어서는 소규모 단지라는 점에 더해 분양가가 3.3㎡당 3249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비싸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같은 지역인 강북구 미아동의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는 1순위 청약에서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전체 295가구 가운데 18가구의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국내 분양단지 중 최고 분양가임에도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송파구 송파동 ‘잠실 더샵 루벤’(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도 결국 미계약 물량 발생으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게 됐다. 이 단지는 지난 5~6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29가구 모집에 7310명이 몰려 평균 25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해 29가구를 분양해 3.3㎡당 분양가가 6500만원에 달했으나, 강남권 입지에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실거주 의무도 없어 투자 목적의 유주택자나 2030대가 대거 몰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분양가가 25억7440만~26억4700만원 수준으로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훌쩍 뛰어넘다 보니 당첨자가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 계약 미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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