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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집이 없어요”…품귀현상 빚는 전세시장 8월이 두렵다 [부동산360]
변곡점 맞는 전세 시장
임대차3법 손질, 전세대출 재개에 수요 증가
올해 3달간 서울 전셋값 상승
지난 겨울과 분위기 확연히 달라
매물도 10일 사이 11.9% 줄어
실수요 시장 김포도 전세품귀

[헤럴드경제=서영상·이민경 기자] 지난 겨울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 시장이 봄 이사철을 맞아 꿈틀 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현상이 목격되며 임대차3법 2년을 맞는 8월 이후 전세기간(2+2년)을 다 채운 물건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의 폭등장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전세자금 대출 재개와 과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입주물량이 수급 여건을 한층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월 14일 기준 올 1월과 비교했을 때 0.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 모두 0.09%, 0.9%, 0.53%로 각각 올랐고, 영등포구는 0.93%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1월 2029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인 롯데캐슬클라시아가 입주한 성북구(-0.67%) 등 7개 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전셋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시장에서는 신혼부부들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찾아나선 사람들이 늘어나며 지난 겨울과 달라진 분위기를 전해온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임대차3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뒤 임대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것도 전세시장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이유로 지목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매물은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 중이다. 서울 전세매물(4월 6일 기준)은 2만6693건으로 10일 전인 지난달 27일(3만265건)보다 11.9% 감소했다. 서울안에서도 10일 만에 255건에서 195건으로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중구(-23.6%)를 비롯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를 뺀 24개구의 아파트 전세매물이 줄어들었다.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앞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 가격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지난 겨울 쌓여 있던 물건이 최근 한꺼번에 소진된 느낌”이라며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임대차 3법을 손대겠다고 하니 나중에 제값을 받기 위해 몇달 비워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물어보는 집주인들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주공 6단지 한 공인 대표는 “그간 전세 대출 규제탓에 대출을 못 받는 분들이 많아 전셋값을 더이상 견인 못하는 측면도 있었다”며 “최근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전세를 묻는 고객들이 꽤 늘었다. 상계주공 6단지 2600여 가구 중 전세 매물이 7~8개에 불과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자 발빠른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기도 한다. 노원구 아이파크는 124가구 중 현재 나온 전월세 물건은 전용면적 137㎡ 딱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지난달 4일 6억 3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되자 집주인은 최근 호가를 다시 7억원으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전세가격 상승은 기정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35.7%(1만1427가구) 줄어든 2만520가구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4만9478가구)의 41%의 수준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임대차 만기 물량들이 7월에 다수 돌아오면 (2개월 전 통지 때문에) 4월 말부터 시장이 불안해 질 수 있다”며 “신규입주 물량도 적고 보유세 전가까지 겹쳐 월세로 돌리는 탓에 전세 공급 물량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상황도 마찬가지다.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 탓에 지난 2020년부터 2021년 초반까지 무섭게 집값과 전셋값이 올랐던 김포시의 경우 전세 시장이 재차 불안해지고 있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6개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고점 대비 4000만~5000만원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말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포 장기동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장기동 A공인 대표는 “한강신도시 장기동 일대는 현재 전세 품귀현상을 빚고있다”며 “계약갱신권 영향으로 이동이 억눌려 있어 1000가구 당 10건 정도 매물이 나올 뿐이고 월세 매물은 더 수가 적다”고 말했다. 일례로 장기동 청송현대홈타운2단지(1326가구)의 전세매물은 단 5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수요층이 두터운 30평대는 매물은 단 한건도 없는 상황이다.

전세매물이 적다보니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쉽게 조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운양동 B공인 대표는 “대출금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전세수요 감소-전세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김포아파트를 찾았던 신혼부부 고객이 생각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전세가격에 발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격이 지속 하락하려면 급매물조차 적체되는 상황이 벌어져야 하는데 급매가 나오는 족족 금방 해소가 되다보니 ‘RR’(로얄동로얄층) 등 인기 매물 가격은 굳건하다”고 설명했다.

또 “간혹 융자 낀 매물이라 같은 아파트 동일 면적 대비 저렴한 전세가 올라올 때가 있는데 하루 이틀 사이 임차대기자가 계좌에 계약금을 보내 선점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를 전했다.

sang@heraldcorp.com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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