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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반고체 배터리 출시 ‘초읽기’…韓 비장의 무기는? [비즈360]
파라시스, 완성차 고객에 샘플 납품
궈시안 올해 4분기 양산차 탑재 예정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특허 세계 톱
LG엔솔·SK온도 전고체 상용화 가속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가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솔리드파워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에 ‘반고체 배터리’를 쏟아낸다. 반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로 가는 중간 형태의 제품을 의미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기술 전략에 대응하기보다는 완전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중국 CBEA(China battery enterprise alliance)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회사들은 올해 반고체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인 ‘전해질’을 기존 전지처럼 액체가 아니라 고체로 바꾼 것이다.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 부피, 화재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미래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반고체 배터리는 액체에 고체를 섞어 겔 형태로 만들거나 전극에 닿는 부분에 말랑한 물질을 도입해 접촉력을 높인 것을 말한다. 전고체 배터리를 구현하기까지 난제가 많은 만큼 이에 도달하기 위한 징검다리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CBEA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는 최근 투자자 교류회에서 “반고체 배터리 샘플을 완성차 고객에게 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중국 언론은 파라시스가 반고체 배터리 샘플을 납품한 업체가 다임러라고 보도했다.

중국 3대 배터리 회사 중 하나인 궈시안도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리전 궈시안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사가 개발한 반고체 배터리가 주행거리 1000㎞ 이상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자동차 회사와 모델은 언급하지 않았다. 궈쉬안은 자사의 반고체 배터리는 올해 4분기 양산차에 소량 탑재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둥펑자동차는 간펑리튬의 1세대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E70’을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 이전에 고객에게 인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70’에 탑재되는 반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당 260Wh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시장의 주류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평리튬은 셀 에너지밀도 ㎏당 360Wh인 2세대 반고체 배터리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니오, SES, 웨이란신에너지 등이 반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반고체를 거치지 않고, 전고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가 어렵다고 해서 반고체를 거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전고체로 가야지만 용량, 무게, 부피, 화재 위험 등 모든 부분에서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동일 용량에도 크기를 줄인 전고체 배터리.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일본 도요타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 성분에 따라 고분자계·황화물계 등으로 구분된다. 고분자계는 생산은 비교적 쉽지만 이온전도가 낮다. 황화물계는 이온전도와 안전성이 높지만, 수분에 취약해 개발·생산이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SK온은 최근 이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협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솔리드파워와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국내 연구진이 전고체 배터리에 있어 중국의 기술력을 뛰어넘는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필진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반고체, 겔 소재는 액체에서 고체로 넘어가는 이전 단계로 국내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기반기술을 연구해 왔다”며 “중국의 경우 양산형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가 300곳이 넘는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차원이지, 국내 기술 수준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도요타가 보유한 전고체 원천기술 특허 상당수가 2030년 만료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기술을 보유해도 특허 만료 시점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030년이 기술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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