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반도체 자체 개발…美 서비스 예고도
BYD도 글로벌 업체 투자 받은 모멘타와 합작사
中 자율주행 특허 경쟁 한국 맹추격…“긴장해야”
중국 지리홀딩그룹이 구글 웨이모와 자율주행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택시 웨이모 원. [연합]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중국 자동차 업계가 국경을 넘어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와 손을 잡고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합작사 설립 요건을 완화한 가운데 합종연횡이 이어질 경우 현대차그룹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 지리홀딩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최근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업체 웨이모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커가 손을 잡은 웨이모는 미국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을 공개하고,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이스트밸리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내 공용도로에서의 자율주행 누적 거리도 2000만 마일(약 3218만㎞)을 넘어섰다.
양사는 지커의 전기차에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로봇택시를 개발해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생산은 스웨덴에 있는 지커의 시설에서 이뤄진다.
개발 초기에는 지커의 차량에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얹는 수준이 되겠지만, 향후 원천 기술 개발까지 협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리홀딩그룹의 완성차 업체 지리자동차는 중국 검색업체 바이두와 손잡고 2023년부터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의 전기차 양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ARM차이나와 합작해 만든 자회사 신칭커지를 통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 제어용 반도체 칩을 공개할 정도로 관련 기술을 축적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간 협업이 활발하다는 점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앞서 중국 내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와 1억 위안(한화 약 186억원) 규모의 합작회사 ‘디파이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BYD가 쌓아온 자동차 제조 역량과 함께 모멘타의 지능형 운전 기술을 결합해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단시간 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모멘타는 제네럴모터스(GM), 토요타, 보쉬,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과 알리바바그룹,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누적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미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특허 부문에서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 5대 특허청에 출원된 자율주행기술 특허 7만5016건 중 중국이 낸 특허는 9.5%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 13.8%로 일본(36.2%), 미국(24.4%)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율주행 통신 표준으로 셀루러 차량간 통신기술(C-V2X)를 채택한 이후 전세계 자동차 통신 기술 관련 특허 11만5000여건 중 52%를 출원하는 등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 인터넷 기술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업체와 ‘모셔널’을 통해 오는 2023년 레벨4 로봇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자체 특허에 투자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