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홍진성·윤민희 후보 결선 진출
고용안정·임금인상 공약...노조리스크↑
기아 광명 소하리공장.[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에도 강성 노동조합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회사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래차 대전환기를 맞아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지만, ‘노조 리스크’로 인해 발목이 잡힐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새 노조 지부장을 뽑는 27대 임원선거 2차 투표를 오는 23~24일 진행한다.
앞서 17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기호 1번 홍진성 후보와 기호 3번 윤민희 후보가 각각 35.4%, 3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접전 끝에 2차 투표에 진출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결선 진출에 실패한 온건파 기호 2번 장수광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 모두 강성으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향후 노사 갈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 홍 후보는 ‘고용도 임금도 복지도 최대로 쟁취하는 강한노조’를 지향하고 있고, 윤 후보는 ‘여유로운 삶 강한노조 즉시쟁취’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세부 공약은 더욱 파격적이다. 홍 후보는 불확실한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고용안정’과 ‘완전 월급제’를 2대 우선 해결과제로 제시했다. 또 소하리공장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만들면서도, 일자리 축소는 막겠다고 했다. 여기에 61년간 이어져 온 시급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시행해 고용 안정성을 높이겠단 구상이다.
이외에도 ▷주 4일제 ▷61세 정년연장 ▷상여금 800% 쟁취 ▷성과에 걸맞은 최대 임금인상 ▷설· 추석 귀향교통비 150만원 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윤 후보 역시 고용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는 현재 운영 중인 고용안정위를 전면 혁신한다. 현재 2년 동안 사측과 1회 합의 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이를 총 8회로 늘리고, 신사업과 신공장 등에 개입할 노조위원회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에 전기차·수소차 공장을 확충해 해외공장 확대에 따른 국내 일자리 축소를 막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7+7 근무제’도 내세웠다. 1직(오전근무)·2직(오후근무) 모두 1시간 근무 후 10분 휴식(유급)하는 방식의 근무 형태를 1일 6회 반복하고, 점심시간 1시간을 유급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내년 3월 2일로 점심시간 유급화 전면시행 날짜를 못 박았다.
이외에도 ▷성과금 영업이익 30% 명문화 단협 개정 ▷라인 수당 인상 ▷외주화 축소 ▷코로나 공가 3일·코로나 격려금 500만원 ▷62~65세 단계적 정년연장 등을 내걸었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전기차 경쟁 심화 등으로 내년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업 등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며 일자리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극에 달할까 우려하고 있다. 회사들은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30~40% 정도 줄어드는 만큼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동차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이미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국내는 경직된 노사 관계, 무리한 노동법 등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 노조는 2차 투표에서 노조원 과반 투표 및 과반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30일 3차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내년 1월1일 당선자 확정 공고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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