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시장 유럽 車 생산·수요 감소
물류대란 지속...반덤핑 관세 위기도
4분기 영업익 1900억...전년比 17%↓
반도체·코로나·물류난 ‘삼중고’
대전 유성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테크노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으로 멈춰섰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장이 노사 간 극적 타결로, 이번주 본격적인 재가동에 돌입한다.
다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업 기간 하루 약 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코로나19·물류대란 등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노사는 총파업 24일 만인 지난 17일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사측은 이번 합의안에 따라 올해 임금 6%를 인상하고, 성과급 500만원·협상 타결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노조는 최근 5년간 임금 인상률이 2~3%대였고, 지난해 임금이 동결된 만큼 올해는 임금을 10.6% 인상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반면 사측은 올해 해운운임 상승 등을 이유로 5% 인상과 성과급 500만원을 제시했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대전·금산공장은 지난달 2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두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10만여개로, 글로벌 전체 생산물량의 30~40%를 차지한다. 파업이 3주 이상 지속되면서 한국타이어는 납품 차질로 하루 약 1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노사는 막대한 생산차질과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조정위원회를 열고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핵심 시장인 유럽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5개월 연속 신차 등록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199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요를 기록했다.
유럽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타이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이달에도 포드와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공장에선 반도체 등 주요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물류대란도 심각한 수준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월 둘째 주 4811포인트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해당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타이어는 무겁고 부피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할 수 있어 타격이 더 크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해운운임이 너무 비싸 배를 태울수록 손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타이어 핵심 원자재인 천연고무의 가격 상승,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등도 위기 요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한국타이어에 27.1%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이는 국내 3사(금호타이어 21.7%, 넥센타이어 14.7%)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실상 타이어 생산과 유통, 판매 전 과정에 걸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증권업계는 한국타이어가 올해 4분기 각종 겹악재에 아쉬운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4% 감소할 전망이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