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 코로나19 재확산에 ‘꽁꽁’
전기차 GV60 출고 대기 1년
수급 예의주시…주간단위 운영계획 짜고 대응
현대자동차 울산4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팰리세이드를 검수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이번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아산공장과 울산공장 일부 라인을 가동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생산라인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등장하며 수급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요가 쌓이면서 인기 전기차인 ‘GV60’과 ‘아이오닉5’ 등은 주문 후 출고까지 1년 가까이 걸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충남 아산공장에서 일부 시간대에 라인을 세운다. 14~16일은 총 4시간, 17일은 총 2시간 일괄 라인 정지에 나선다.
또 라인은 돌리지만 컨베이어벨트 위에 차량이 없는, 이른바 ‘공피치’ 운영에도 나선다. 나흘간 공피치 운영은 900여대에 달할 전망이다. 쏘나타(DN8) 하이브리드(HEV)용 반도체 등 부족으로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울산 대부분 공장도 정상 가동이 어려워 일부 라인을 공피치로 운영한다. 주말 특근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4일(토요일) 울산 1~5공장 대상으로 현대차는 올해 첫 전체 특근을 실시했지만 오는 18일에는 2공장 등 일부 라인을 제외하고 특근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센서 융합을 위한 ‘도메인 컨트롤 유닛(DCU)’ 반도체 수급 등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은 올해 4분기 들어서면서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였으나 오미크론이 재유행하며 다시 공급이 얼어붙고 있다. 실제 IT 시장조사업체 서스퀘하나 파이낸셜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리드타임(반도체 주문 후 고객사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22.3주로, 지난 10월(21.9주) 대비 늘었다. 특히 리드타임이 22주를 넘은 것은 관련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반도체 부족 사태는 1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차량 주문이 몰리고 있지만 일부 차량의 경우 반도체가 없어 출고까지 1년 이상이 걸리고 있다.
제네시스의 첫 순수 전기차 GV60은 출고까지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8.5개월이 걸린다. 코나 HEV, 투싼 HEV 등도 6~8개월 대기시간이 발생한다.
현대차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차량용 반도체의 주요 생산지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오미크론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주간 단위로 라인 운영계획을 짜고, 수급이 일부 완화되면 주말 특근을 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올해 말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다소 해결될 것으로 봤지만 현재는 내년 초도 장담할 수 없다”며 “수급난에 따른 올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생산 차질 규모는 1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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