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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품질 낙인” 신혼타운 LH로고 삭제 검토…역차별 우려[부동산360]
신혼희망타운 LH로고 삭제 민원 쇄도
김현준 “국토부와 상의해 주민의견 수렴”
입주민이 정한 단지명 적용 등 거론
입주 후 명칭 변경엔 “사회적 비용 낭비” 지적
“아파트 품질 높여 이미지 개선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로고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 아파트 외벽에서 LH 로고를 없애는 방안이 검토된다.

그동안 신혼희망타운 입주민들은 LH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며 로고 삭제를 요구해 왔다. LH 로고 대신 입주민들이 정한 단지명 또는 민간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에선 기존 공공임대 단지를 중심으로 형평성과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LH 등에 따르면 김현준 LH 사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혼희망타운의 LH 로고를 삭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대우를 받거나 혐오 대상이 되는 걸 그대로 둬야하냐"며 "입주하는 신혼희망타운에서 LH 로고를 삭제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분양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SH공사는 지난 2012년 평화로운 마을이란 뜻의 '해밀리지'라는 브랜드를 내놨지만,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실제 분양 아파트에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신혼희망타운에 LH 고급 주거 브랜드인 '안단테' 적용, 개별 브랜드 작명 등 방안을 제안했다.

김현준 사장은 이에 대해 "공공주택의 지속성과 정책 방향, 입주자의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겠다"며 "분양아파트에 적용 중인 안단테와 입주자들이 원하는 자체 브랜드 등을 믹스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상의해 주민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혼희망타운의 명칭을 바꿔달라는 민원이 LH와 국토부 등에 쇄도했다. LH 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값 싸고, 질 나쁜 임대아파트’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입주민을 비하하는 용어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초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LH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한 영향도 있다. 최근 LH 조직개편안 온라인 공청회에서도 “아파트 외벽에 새겨지는 LH로고를 삭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민간 시공사가 건설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LH 로고 대신 해당 건설사의 브랜드가 적용된다.

그러나 LH가 직접 건설하는 신혼희망타운에는 LH 로고가 들어간다.

전체 입주민의 4분의 3 이상 동의로 단지명을 변경할 수 있지만, 입주민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체 물량의 3분의 2는 공공분양, 3분의 1은 임대주택(행복주택)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LH는 타 단지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명칭 변경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혼희망타운에 대해 로고를 삭제할 경우, 기존 임대주택 등에서도 같은 요구가 쏟아지고 명칭 변경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로명과 안내표지판, 행정자료를 수정해야 하는 등 행정적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LH 사태로 부정적 인식이 더욱 커지면서 LH 흔적을 지우려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공공주택 품질을 높여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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