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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주택거래 ‘절벽’ 수준인데…집값은 고공행진[부동산360]
올들어 매달 4000건 안팎→1200여건
아파트·연립·다세대·전월세 모두 감소
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은 고공행진
“매수 감소세보다 매도세가 더 줄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달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올 들어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부동산·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아파트부터 연립·다세대, 전·월세까지 거래량이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현저히 적은 ‘매도자 우위’ 현상이 뚜렷해 집값은 좀처럼 내릴 줄 모르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8월 매매거래량은 1294건에 그쳤다.

올 들어 매달 4000건 안팎의 거래량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1월(5796건)이며 최근 3개월 거래량은 5월 4896건, 6월 3939건, 7월 4580건 등이었다. 연립·다세대의 이달 거래량은 1663건으로, 지난 1~7월의 4479~6019건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전월세 거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파트는 이달 8864건 거래됐다. 올 들어 매달 1만건 이상(1만2348~1만6451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된다. 연립·다세대는 지난 1~7월에 8411~1만398건 거래됐으나, 이번 달엔 절반 수준인 4687건을 나타냈다.

아직 8월 말까지 며칠 남은 데다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만큼 거래량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추세대로라면 서울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매매, 전월세 거래 모두 올 들어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에는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나, 최근 상황은 ‘거래 절벽’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매물 잠김이 가속화한 상황에서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양도소득세 인상이 적용된 지난 6월 이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었다.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 및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 완화 등 계속되는 정책 변화도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배경이 됐다.

전세시장 역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담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매물부족현상이 심화했다. 지난달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매수세도 일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집값은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2%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0.05%에서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해왔다. 아파트 전셋값 역시 지난주 0.16%에서 이번 주 0.17%로 더 올랐다.

이는 시장에 재고매물 공급이 끊기면서 ‘매도자 우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수 감소세보다 매도세가 더 줄었고, 이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다주택자는 임계점을 넘은 양도세 부담으로 매각하느니 증여하거나 버티기를 택하고, 1주택자도 양도세·종부세 경감으로 굳이 급히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부족에 따른 매도자 우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간혹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은 “이번에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시장 구도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거래량과 상승폭이 약간 둔화하는 정도의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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