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펜스가 쳐진 구역이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단지, 왼쪽이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다. 두 곳 모두 이주와 철거까지 완료된 상태다. [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주도 2년 전에 했고 철거도 다 됐습니다. 이주한 지 제일 오래된 조합원은 벌써 2년 6개월이 됐어요. 일정은 금년 중에 착공할 계획을 갖고 있고요. 시공사와 협의를 해야하지만 2024년 12월이나 2025년 상반기 쯤엔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신천동 미성·크로바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

최근 설계 변경안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미성·크로바를 비롯해 인근 진주아파트 등을 포함한 잠실 일대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성·크로바 아파트가 조합 예상대로 2024년 입주하면 잠실권역에선 16년만에 들어서는 신축아파트가 된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부터 8호선 몽촌토성역까지 넓게 펜스가 쳐진 구역이 존재한다. 이 곳이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다. 롯데월드타워와 인접한 쪽이 미성·크로바이고 올림픽공원과 인접한 쪽이 진주아파트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부터 8호선 몽촌토성역까지 펜스가 길게 이어져있다. [이민경 기자]

미성·크로바는 스카이브리지·커튼월 등이 적용된 고급화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건축위원회를 열고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설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명인 ‘르엘’을 제안해온 상태이고, 조합원들에게 물어봐 자체 네이밍을 공모할지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바로 옆 진주아파트의 경우 아직 사업시행인가 변경이 완료되지 않았다. 교육·환경영향평가가 남아있다.

미성·크로바와 달리 진주아파트에는 스카이브리지 특화설계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합 관계자는 “단지가 올림픽공원 앞이라서 스카이브릿지가 자칫 공원 내 ‘평화의 문’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제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진주아파트의 경우 후분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후분양이 선분양보다 유리하다는 계산에서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가 너무 낮으면 추가분담금까지 내야하는 조합원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진주아파트는 최초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때가 2017년 9월이다. 다음달이면 3년이 경과한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3년 안에 착공을 하지 못하면 3년 이상 소유한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현재는 1주택자이면서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한 조합원 매물만 자격 승계가 되지만 9월 이후 부터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 집을 사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시적으로 조합원 입주권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고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발 빠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매수대기를 걸어놓고 간다”면서 “이 참에 정리하려는 집주인들도 있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최근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아직 정비계획안을 내지 못해 건축심의는 통과하지 못했지만 최고 50층, 6402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데 한 발 가까워진 셈이다.

미성크로바 1850가구, 진주아파트 2636가구, 잠실주공5단지 6402가구를 합하면 향후 약 1만여 가구가 강남 송파구에 공급된다.

잠실동 B공인 대표는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 때보다 더 직접적으로 전세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면서 “이 아파트들 말고도 아시아선수촌 같은 대단지들이 아직도 여럿 남았으니 이런 곳을 재건축하면 공급 효과가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