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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욱 더 불안해진 신혼·청년가구 주거 환경[부동산360]
국토부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단기 주거 늘고, 주택 구입 여력 악화
무주택자 내집 마련 기간 7.7년으로 늘어나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부가 신혼부부, 청년 등에 대한 주거지원 방안을 적극 시행해 국민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론 젊은층의 주거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가구(가구주 연량 만 20세~34세)는 더 자주 이사하고 있고, 집을 마련하긴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청년가구 ‘주거이동률’은 82.2%로 전년(81.6%) 보다 더 높아졌다. 주거이동률은 단기간 거주 가구 비율을 뜻하는 지표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 2년 이내 살고 있는 가구 비율을 의미한다. 청년가구 82.2%가 2년 미만 단기로 현재 주택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택 마련 환경도 좋지 않다. 청년가구의 PIR(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은 5.5배로 전년(5배) 보다 0.5배 높아졌다. 청년가구의 소득으로 집을 살 때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 지를 따지는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 가구는 단독주택(38.8%)과 아파트(33.9%)에 주로 거주하며, 일반가구 및 다른 특성가구에 비해 오피스텔 등 주택 이외의 거처(13.4%)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임차가구의 RIR(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은 다소 낮아졌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 청년 임차가구의 RIR은 16.8%로 전년(17.7%) 보다 줄어들었다. 수입 대비 임대료 부담은 다소 내려갔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청년주택 등 젊은층을 위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 청년들의 주거환경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창전동 켄싱턴월드 청년주택 전경. [마포구 제공]

결혼한 지 7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 신혼부부의 주거 환경도 악화된 지표가 더 많다. 먼저 우선 주거이동률이 높아졌다. 2020년 기준 신혼부부의 주거이동률은 66.5%로 전년(61.9%)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거이동률이 높아진 건 그만큼 현재 주택에 2년 이내 단기 거주하는 가구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주거 환경이 불안하다고 해석되는 지표다.

신혼부부가구의 PIR은 5.6배로 전년(5.2배) 보다 높아졌다. 신혼부부 가구의 소득으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평균 기간이 그만큼 길어졌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러니 내 집 마련을 하는 기간도 늘어났다. 무주택 세대주가 처음 집을 마련하는 데 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는 ‘생애 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는 2020년 7.7년으로 전년(6.9년)보다 0.8년이나 길어졌다.

생애 최초 주택 마련 소요 연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7년에서 2018년 6.8년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젊은층의 주택구입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지고 있다.

주택보유의식에 대한 설문 결과,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답한 청년가구는 78.5%로 전년(72.5%) 보다 6%포인트나 늘었다. 신혼부부가구도 집을 사야 한다는 답변이 89.7%로 전년(87.8%)보다 증가했다.

젊은층은 내 집 마련 방법으로 주로 ‘신축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아파트 분양을 받으면 집값을 나눠 낼 수 있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분양’에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29.8%가 자가 마련 방법으로 ‘신축건물 분양 및 구입’을 선택했다. 전년(26.3%) 보다 3.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청년가구도 24.6%가 내 집 마련 방법으로 신축건물 분양 및 구입을 꼽았다. 젊은층이 일반가구(21.7%)보다 청약에 대한 기대가 더 높다는 의미다.

젊은층에게 가장 필요한 주거복지 프로그램은 역시 ‘대출’이었다. 무주택실수요자임에도 대출이 만만치 않아 내집마련이건, 전세건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는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48.6%), ‘전세자금 대출지원’(28.2%)을 꼽았다. 청년가구는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으로 ‘전세자금 대출지원’(39.1%)’,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23.4%)’, ‘월세보조금 지원(16.3%)’ 순으로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360 컷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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