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보궐선거 결과 따라 ‘역전 시나리오’
정세균, 최근 공부 모임 재개하며 ‘범 SK’ 시동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본격적인 4ᆞ7 재보궐 선거 일정을 앞두고 국회를 중심으로 여당 내 주요 대권 주자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 도전을 위해 다음 달 당대표직 사퇴를 예고하며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국회 내 지지기반 확보를 위한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지지율 1위…의원들 사이 ‘대세론’도”=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규민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지사가 강조해온 ‘기본정책’의 일환인 ‘기본주택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 지사가 여의도에서 주최한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는 현역 민주당 의원만 50명이 참석했다. 이 지사가 추진 중인 기본주택 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회의 장소를 국회 앞으로 잡는 등 사실상 이 지사의 영향력 과시를 위한 자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토론회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뿐만 아니라 경기도 지역구 민주당 의원 51명 중 35명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했다.
국회 내에서도 이 지사의 영향력은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김영진, 김병욱 의원들의 목소리도 점차 강해지고 있고, 그간 중도 성향을 고수해온 의원들도 이 지사와의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주낙야명’(낮에는 이낙연, 밤에는 이재명)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지사가 대선후보 중 지지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보니 의원들의 눈길도 한 번씩 더 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사석에서는 공공연하게 ‘대세론’을 언급하는 의원들도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섭 기자 |
▶“이낙연, 4ᆞ7 재보궐 결과 따라 역전 가능”=반면, 최근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도 대권 도전을 위한 세 불리기에 주력 중이다. 이미 대표적인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이개호, 오영훈, 최인호 의원뿐만 아니라 당 안팎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법관 탄핵안 발의 과정에서 이 대표가 직접 힘을 실으며 ‘이낙연계’와 ‘이재명계’가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발의에 참여하며 이낙연계가 다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반면, 민주당 의원 중 탄핵안에 불참한 24명 중에는 이재명계 의원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대선 경선을 위해 오는 3월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이 대표는 4ᆞ7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지지율 반등까지 노린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당 안팎의 지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킬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이상섭 기자 |
▶정세균, ‘공부 모임’ 재개…’범 SK계’ 시동=여당 내 유력 대권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도 최근 대선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정 총리와 가까운 의원들의 공부 모임인 ‘광화문포럼’이 재개하며 국회 내 ‘SK계(정세균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간 국무총리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을 지휘했던 정 총리는 국회보다는 방역에 집중했지만, 최근 측근들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문(비문재인)을 중심으로 정 총리를 ‘제3의 후보’로 평가하는 의원들이 늘며 ‘범 SK계’ 의원은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 총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오는 4월께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정 총리의 측근은 “’방역에 성공한 총리’라는 타이틀이 향후 지지율 확보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서는 이미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대안으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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