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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수교 대가로 美에 서사하라 주권 인정 받은 모로코…분쟁 새 불씨
트럼프 “서사하라 모로코 주권 인정”…UN 평화 노력 허사될 것이란 우려도
모로코·독립세력 사이 30년간 이어진 휴전 한순간에 위협
독립세력 즉각 반발…30년만에 무력 충돌도
[BBC]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한 대가로 분쟁 지역인 서(西)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영유권을 인정하면서 북아프리카 지역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서사하라 지역의 영유권 분쟁 해결 노력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완전히 뒤흔들며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가있던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서사하라 모로코 주권 인정”…UN 평화 노력 허사될 것이란 우려도

AP통신은 미국이 모로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합의의 일환으로 논란을 빚어온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역에 관한 주권 주장을 인정키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에서 “모로코는 1777년 미국을 인정했다”며 “우리가 서부 사하라에서 그들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적합한 일”이라고 적었다.

모로코 왕실도 미국이 이번 협정에 대한 후속 조치로 서사하라에 미국 영사관을 개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엥겔 위원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모로코가 관계를 정상화했다는 뉴스를 환영한다”면서도 “이 발표가 서사하라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 노력은 양당의 전임 행정부들이 지지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로코·독립세력 사이 30년간 이어진 휴전 한순간에 위협

분쟁은 지난 1979년 모로코가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서사하라 지역을 병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서사하라 지역 원주민인 사라위족은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이란 무장 단체를 결성해 모로코를 상대로 무장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다.

모로코는 서사하라에 대해 항상 자신들의 영토였다고 주장하는 한편, 아프리카연합(AU)은 서사하라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사하라 국기와 모로코 국기의 모습. [123rf]

모로코와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양측은 지난 1991년 유엔(UN)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 16년간에 걸친 무력 충돌을 중단했다. 양측의 합의 당시 약속했던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는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서사하라의 지위가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을 지원하고 사라위족 난민 수십만명을 수용하고 있는 알제리와 모로코간 긴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립세력 즉각 반발…30년만에 무력 충돌도

당장 모로코의 서사하라 영유권을 인정한 미국의 결정에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시디 오마르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유엔 대표는 “서사하라의 법적 지위는 국제법과 유엔 결의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번 조치는 모로코 정권이 서사하라 지역에 대한 불법 점령을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영혼을 팔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건설 없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약속한 모로코 정부에 대해 비난한 것이다.

오우비 브크라야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유럽 대표도 “미국의 정책적 변화가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과 서사하라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로코와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은 휴전 약 30년 만인 지난달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 해당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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