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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선빵!] KT “SKT? 스몰(small) KT!”
통신 ‘형님’ 자처하는 KT…SKT, 스몰KT로 낮춰 불러
KT “우리가 통신 원조”…매출·영업익·유선시장 ‘KT’가 선두
‘무선 1등 DNA’ SKT…자산·시총 압도, 사명변경까지 추진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SK텔레콤 ‘S’의 뜻이 스몰(small)이라고?”

KT 직원들 회식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건배사’가 있다. 바로 “SKT는, 스몰 KT!”다. 통신업계 ‘맏형’을 자처하는 KT가 SKT를 ‘동생’으로 낮춰 부르는 일종의 구호다. 통신업계 1위를 놓고 두 기업의 팽팽한 신경전은 사무실을 벗어나 술잔에도 흘러넘친다.

KT와 SKT의 자존심 싸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로 ‘우리가 1위’ 다. 하물며 ‘KT·SKT’, ‘SKT·KT’ 누가 앞인지, 순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인다.

올 들어 두 기업의 자존심 싸움은 더욱 치열하다. 본격적인 5세대(5G) 통신시대 전환기를 맞으면서 통신시장이 또 한번 ‘대격변’하는 분기점에 놓인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발생해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전화’로만 먹고사는 시대가 끝났다. 인공지능(AI)부터 모빌리티, 사물인터넷(IoT), 콘텐츠까지 경쟁의 무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KT와 SKT의 ‘1등 싸움’이 더 치열해진 이유다.

KT “형만 한 아우 없지…매출·방송·인터넷 우리가 ‘빅(Big)’”

통신 ‘원조’, 통신 ‘명가’로 표현되는 KT의 ‘선두’ 자신감은 상당하다. 사명에 ‘한국’을 품었다는 자부심이다. ‘국가대표’ 통신사, ‘국민’ 통신사를 앞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KT가 1등으로 내세운 것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KT의 연간 매출액은 24조3420억원. 같은 기간 SKT의 매출(17조7437억원)보다 6조6000억원가량 앞선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또한 KT 1조1510억원, SKT 1조1100억원으로, KT가 앞섰다.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은 KT가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시장이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인수·합병하고 덩치를 키웠지만 여전히 KT에 턱없이 밀린다.

지난 3월 말 기준 KT 계열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896만명 수준이다. 반면 SKT 계열은 SK브로드밴드, SKT, 티브로드를 다 합쳐도 648만명이다. KT가 248만명 앞서 있다.

격변하는 유료방송시장 역시 KT의 질주다. KT 계열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1093만명이다. 전체 시장점유율은 32%가량을 차지한다. SKT 계열은 티브로드와 합병 후 가입자 821만명을 확보했지만 점유율은 24% 수준에 그친다.

SKT ‘1등 DNA’…자산·시총 압도

반면 SKT는 자산과 시가총액에서 KT를 압도한다.

지난해 말 기준 SKT의 자산 규모는 44조6116억원이다. KT는 34조613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시가총액 또한 SKT가 2.5배 이상 크다. SKT의 시가총액은 16조7144억원(지난 8일 기준)이다. KT의 시총은 6조2014억원에 그친다.

무엇보다 SKT의 ‘1등 DNA’를 상징하는 것은 무선시장이다. 통신시장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무선 점유율 ‘5 : 3 : 2’ 구조에서 SKT는 20년 넘게 전체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SKT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874만8000명이다. KT는 1784만8600명으로, 1000만명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무선 ‘1등 DNA’를 유료방송시장에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티브로드를 인수한 것이 그 첫출발이다. SKT가 유료방송 1등 달성을 위해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등 DNA’를 가진 SKT가 유료방송시장 3위에는 결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호 SKT 사장이 강조한 ‘초협력’도 1등 DNA를 기반으로 한다. 넥슨 삼성 아마존 등 각 분야의 1등과 전방위적 기술 협력을 추진하면서 ‘1등’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탈통신’ 시대 …진짜 1등 경쟁은 지금부터

올해 통신업계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사업 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이 1등 경쟁의 관전포인트다.

올해 첫 성적을 가늠할 1분기 실적에서 SKT는 매출 4조45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20억원으로, 6.4% 하락했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KT는 매출 6조65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보다 3.95% 오른 것이다. 영업이익은 3587억원으로, 같은 기간 10.7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컨센서스(예상 평균치)대로라면 전년과 비교해 매출 증가세는 KT가 우위, 영업이익은 SKT가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향후 1등 경쟁의 핵심은 ‘탈통신’이다. 무선·유선시장을 넘어 경쟁의 무대가 넓어진다. 기업고객(B2B)시장에 양사의 승패가 달렸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콘텐츠, 자율경쟁 모빌리티까지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경쟁이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단순한 통신 경쟁이 아닌 종합 정보기술통신(ICT)기업의 경쟁이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비통신 분야 매출이 45%에 육박했다. KT도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이 2017년 10%에서 현재 20%대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통신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로 성장하는 두 기업의 선두 싸움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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