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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 LG전자 새 사령탑 권봉석 신임 CEO
-기술·전략 겸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두지휘 적임자 평가
-TV·모바일 사업 분야서 ‘선택과 집중’, 현장 중심 경영 추진
-OLED로 TV 경쟁력 유지, 모바일 분야 사업 재편 등 과제 산적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새 수장에 권봉석 사장이 올랐다. 가전신화를 일군 조성진 부회장을 대신하는 그는 올해 LG그룹의 임원 인사의 상징이다. 올해 56세인 권 사장은 LG 계열사 중 사장급 CEO로는 최연소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다.

권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한 융합형 전략가로 꼽힌다. 빅데이터, AI, 연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전환을 진두지휘하는데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 사업기획실에 입사한 권 사장은 7년간 전략, 상품기획 역량을 다진 후 현장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것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미국 자회사 제니스의 디지털 TV 원천기술을 비롯해 PC와 IT 관련 기술 등을 섭렵하며 기술 전문성을 높였다.

2001년에는 모니터사업부로 옮겨 시장과 제품에 대한 기획역량을 키웠고, 2005년부터 유럽 디스플레이 사업의 전진기지였던 웨일즈생산법인장을 2년간 역임하며 제조 역량을 쌓았다.

그는 IT·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7년 부장 직급으로는 이례적으로 신설 부서인 모니터사업부의 수장을 맡았다. 세계 최소 두께의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LCD 모니터를 세계 1위에 올려놓았다.

2008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도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두루 경험하며 입지를 다져 왔다.

권 사장은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맡아 ‘LG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TV사업의 체질과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그는 올해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과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주5일 중 4일을 평택과 마곡 현장을 찾았다.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여러 제품의 품질과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당시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LG전자 제공]

권 사장은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꾸준한 성과를 보여온 인물로 꼽힌다.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화면 중심부를 움푹 들어가게 한 ‘커브드 TV’는 주력 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생산을 중단한 것이 대표 사례다.

그는 대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집중했다.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국내외 TV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MC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한 권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는 2분기 3100억원대였던 적자를 3분기에 1600억원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권 사장에게 주어진 길은 녹록치 않다. 선임 CEO인 조성진 부회장이 이룩해 놓은 ‘가전명가’의 명성을 이어가는 한편, 국내외 경쟁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TV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벌이고 있는 프리미엄 TV의 주도권 싸움도 숙제다.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의 재편도 난제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여전히 통용되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권 신임 CEO가 향후 어떤 사업 전략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과 새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오른쪽)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권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제공]

한편 LG는 올해 임원 인사에서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차세대 사업가로 육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45세 이하의 신규 임원을 2년 연속 21명을 선임했다. 특히 3명의 30대 여성 임원을 승진시키는 등 11명의 여성 신규 임원이 탄생했다.

또 LG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를 이공계 출신으로 선임했다. 빅데이터, AI, 로봇, 5G 등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고객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붙이기 위함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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