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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사다난’ 정유업계, 올해 실적 안개 속으로
미중 무역분쟁·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감소
정제마진 한달새 배럴당 10달러에서 2.8달러로 널뛰기
4분기 IMO2020 시행 효과 있겠지만…중장기 시장전망은 ‘흐림’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하반기 혼란스러운 시장 변화 속에 올해 주춤했던 실적을 연말까지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정유·석유화학 제품의 전방 수요가 줄어든데다,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등 외적 변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 선박유 규제 시행을 앞두고 시장 변화도 감지되는만큼 전환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정유사 수익의 지표가 되는 정제마진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평시 정제마진은 점진적인 상승곡선이나 하강곡선을 타지만 최근의 급등락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외생 변수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평균적으로 정제마진은 배럴당 5~6달러 선에서 움직였지만, 9월 셋째주 근 3년래 최고치인 배럴당 10.1달러를 기록하면서 치솟더니 한달 후인 10월 셋째주에는 2.8달러로 급락했다. 일반적으로 업계 손익분기점은 정제마진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유사들은 최근 한달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석유제품 수출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장기적인 우려 요인이다. 최근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억2723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를 기록한 지난 4~6월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수출물량은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억6253만배럴로 집계되면서 2014년부터 시작된 수출물량 증가세가 6년 만에 멈춰섰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3분기 정유사 실적에는 이런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S-OIL은 3분기 영업이익이 2307억원으로 작년 동기(3157억원) 대비 2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299억원에서 516억원으로 77.6% 급감했다. 매출 비중이 큰 정유 부문에서 정제마진 축소로 이익 폭이 감소됐다는 분석이다.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로 3000억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축소된 규모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또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4분기에는 정유사의 고부가제품인 저유황유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IMO2020’ 대비가 본격 시행되면서 실적 개선 여지가 있지만 이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생산기지에 가해진 테러로 정제마진은 급등했지만, 운송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테러에 더해 중국 해운업체에 대한 미국 제재, 이란 유조선 피격 등으로 탱커 운임이 지난 한달간 배럴당 1.45달러에서 8.89달러까지 6.1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흐름을 봤을 때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고 이어진다면 결국 수요 부진은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드라이빙 시즌 돌입, 역내 정기보수 등 단기적 실적 개선 여지는 있지만 시장환경이 지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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