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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진 터널 속…우울한 ‘반도체의 날’
메모리 가격회복 지연 여파
실적 내리막길 못벗은 현실
반도체산업협, 24일 기념행사
작년 초호황 속 행사와 대조적

한국 반도체업계가 오는 24일 ‘제 12회 반도체의 날’을 맞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단일 품목 사상 처음으로 수출 1000억달러(약 117조원)를 돌파하며 초호황 속에 기념행사를 치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인 TSMC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인 인텔의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모리 강국’인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부진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오는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제 12회 반도체의 날’ 기념 행사를 연다. ‘반도체의 날’은 반도체 수출이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를 돌파한 1994년 10월 넷째주 목욕일을 기념해 2008년 제정됐다.

같은 날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44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1년 전보다 90%, 전분기보다 3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진 메모리 가격이 실적을 대폭 끌어내렸다.

앞서 지난 8일 3분기 잠정실적(매출 62조원·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분기(3조4000억원) 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사상 최고 실적인 작년 3분기 영업이익(13조6500억원)에서 4분의 1 토막난 것이다. 4분기에는 3조원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같은 ‘한국 반도체 연합군’의 실적악화는 시스템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파운드리 절대강자 대만의 TSMC가 올 3분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5분기 만에 반등한 것과 대조된다. TSMC의 매출액(2930억5000만대만달러)과 순이익(1010억7000만대만달러)이 전기와 전년 대비 모두 두자릿수 증가하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1과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 수주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오는 2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인텔의 영업이익은 63억달러(7조3800억원) 수준으로 선방한 것으로 점쳐진다. 전년대비 13% 감소한 것이지만 한국 메모리 업체의 낙폭에 비하면 양호하다. 이는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에 비해 시장 규모가 두배나 큰 데다 다품종 소량 생산과 고부가가치 실현이 가능해 가격 변동성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가 올 하반기 바닥을 통과하는 중이고 내년 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이 주춤한 것도 긍정적이다. 메모리 재고 소진이 본격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도 최근 보고서에서 “5G가 반도체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4480억달러(525조원)로, 올해보다 5.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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