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대전)= 이권형기자]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시험법으로 인체의 생리적 특성을 정확히 모사한 장기칩(organ on a chip)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칩 기술은 혈관, 폐, 간 등 인체의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전자회로가 형성된 미세유체 칩 위에 놓고 실제 인체와 유사한 생체환경을 모방함으로써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시험하는 기술이다.
허청(청장 박원주)에 따르면, 2009년에는 14건에 불과하던 특허출원은 유럽연합(EU)이 윤리 문제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제조․판매를 금지한 2013년을 필두로 25건, 2014년 41건, 2015년 45건, 2016년 67건, 2017년 77건으로 증가했다.
아직 미공개 특허가 존재하는 2018년을 제외하면, 2017년에는 2013년 대비 특허출원이 3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별 출원 현황을 살펴보면,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하고 증식시키는 배양기술 출원이 23%(93건)로 가장 많은데, 이는 장기칩을 통해 인체 내 약물 반응을 신뢰성 있게 예측키 위해 장기별 입체 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그대로 구현하는 세포를 필수적으로 배양해야 함으로 관련 출원이 활발하게 이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 3차원 세포배양 관련 소재와 장치에 관한 출원이 각각 20%(79건)와 18%(74건), 칩 위에 구현된 센서 장치 관련 출원이 12%(49건), 장기칩을 이용한 약물 시험방법 관련 출원이 10%(36건)로 조사됐다.
출원인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학이 198건으로 49%를 차지했고, 외국기업 20%(82건), 중소기업 15%(60건), 연구기관 9%(35건) 순으로 국내 대학과 외국기업의 출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특정 질병 모델의 장기칩이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기초 연구단계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특허청 신원혜 바이오심사과장은 “장기칩 기술은 동물실험의 윤리성 논쟁을 피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맞춤형 의약을 화두로 하는 신약개발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대학이나 연구소에 거점을 둔 스타트업도 장기칩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지식재산권에 기반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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