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와 사전 녹화 인터뷰에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고유정의 현 남편 홍태의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 [MBC 뉴스데스크 캡처] |
[헤럴드경제=이운자] 잔혹한 수법으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의 현 남편이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고유정의 현재의 남편 홍태의(37) 씨가 최초로 출연 얼굴과 실명을 알렸다.
사전녹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홍 씨는 얼굴과 실명 공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고유정은 머리 커튼을 쳐서 숨고 있을지언정 나는 우리 아이에게 당당하고 조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어 나왔다”고 설명했다.
홍 씨는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해 ”눈을 뜨자마자 일단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피였다”라며 “어느 아빠가 피를 본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있겠냐. 아기를 안고 뛰쳐나가면서 (고유정에게) 119에 신고하라고 하면서 뛰쳐나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입가가 파랬다. ‘우리 아기가 살아있지 않구나’라고 느꼈지만 어느 엄마·아빠가 (아이를) 방치할 순 없었을 거다”라고 회상했다.
홍 씨가 고유정을 용의자로 의심한 시점은 지난 6월2~3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남편 사건이 커질 때였다”며 “알면 알수록 우리 아기가 사망한 패턴이나 전 남편이 사망한 패턴이 너무 흡사했다”며 “나이와 장소만 달랐지 (똑같이)카레를 먹였고 사망 후 (고유정이)똑같이 공간을 치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패착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홍 씨는 미진한 초동수사를 지적했다. 그는 집 안에 고유정과 둘 밖에 없었다며“저랑 고유정 둘 다 동일 선상에서(용의자로 의심되며 수사가 진행됐다)”라며 “모순점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고유정은 (나를 용의자로 의심해 수사하는) 그 사이 (증거물을) 다 버리고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홍 씨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하늘나라 간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하지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뿐이라 가슴 아프다고 해주고 싶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사랑하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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