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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관계 경색 속 한일경제인회의 개막…“日 불매운동 심각한 영향”
24~25일 서울 롯데호텔서 회의 개최
손경식 경총 회장 기조연설 “한일 갈등 상호손실, 관계 개선해야”
일본측, 불매운동·여행 자제 영향도 언급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 회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 증권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 제재 이후 한일 관계에 냉각 기류가 지속되는 가운데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양국 경제인들의 긴장감이 엿보였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24~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을 24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일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 목표로 진행된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양국 경제인들의 만남이 이뤄지면서 민간 차원에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69년 처음 개최된 한일경제인회의는 지난해까지 50년간 한 차례도 중단되지 않고 이어져 온 양국 민간 기업들의 대표 회의체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5월 개최 예정이던 회의가 한 차례 미뤄지면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까지 됐다가, 7월 극적으로 개최 합의에 이르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경색된 한일관계를 우려하는 양국 경제 인사들의 언급이 이어졌다.

개회 인사에 나선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올해 회의는 한일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열리는 만큼 의미와 무게가 각별하다”면서 “한일 양국은 숙명적 이웃으로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세계 시장에서 선의로 경쟁하면서 최대한 협력을 통해 공존공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관계 갈등과 경색이 너무 안타깝고, 상호간 입장 존중의 바탕 위에서 대화와 협력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사키 마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양국이 지금까지 구축해 온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위기에 처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미래지향적인 원점에 다시 서기 위한 양국의 공통 과제와 협력 방안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마키오 회장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굉장히 가슴 아픈 상황이며,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도 줄어 심각한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한일 관계에 있어 절실한 문제이며 양국의 정치외교와 경제 관계 복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사는 한국 측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일본 측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맡았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일 간 교역 및 교류 확대 위해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를 역내에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세계무역기구(WTO) 다자체제를 위협하는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 물결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양국 경제인들의 협력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매운동은 일본 기업의 경제활동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일수록 민간 차원에서 경제와 문화교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이 맡았다.

손 회장은 “한일 간 수출규제조치가 제도화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서로 배제하는 상황까지 이른데 더해, 지소미아 연장 중단으로 한일과 한미 안보 협력·동맹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일간 갈등은 상호손실이며, 역내 제3국에만 이익을 주는 역설적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김윤 회장을 단장으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특별강연), 이수훈 전 주일한국대사(한일관계 주제발표), 류진 풍산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정탁 포스코 부사장 등 203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아소 유타까 부회장(신산업 보고/아소시멘트), 오카 모토유키 부회장(스미토모상사), 우에다 카츠히로 부회장(오오가키정공), 이미즈 하루히로 부회장(일간공업신문), 이케다 마사키 부회장(호텔오쿠라), 도쿠라 마사카즈 부회장(스미토모화학), 무라카미 노부히코 부회장(도요타자동차) 등 102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도약’과 ‘한일 공통과제의 실현’이라는 주제 발표와 토론 등으로 25일까지 이어진다. 한일 경제 갈등을 직접 다루는 세션도 눈에 띈다.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주임연구원은 ‘변화하는 한일 경제관계와 서플라이체인’이라는 주제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한 영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수훈 전 주일대사는 최근의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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