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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이번엔 촛불 안드냐”…추석 세대갈등 중심 된 조국 사태
조국 임명 후폭풍…밥상머리 난상토론 벌어져
20대·보수층 “조국 딸 의혹, 최순실과 다르지 않아”
지지자들 “검찰 개혁 급선무, 의혹 지켜봐야 할 것”
지난 2일 서울역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회견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최순실보다 더한데 왜 촛불을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최순실이랑은 비교 불가다 .조국은 검찰 개혁 적임자다”

추석연휴 기간 가족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역시 ‘조국 사태’였다. 시민들은 친척들과 둘러앉아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까지 불거졌던 각종 의혹들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쏟아냈다. 이번 추석 조국 민심은 20대와 보수층이 손을 잡고 문 정부 지지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기현상을 보였다.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모(28) 씨네 친척들은 저녁자리에서 조국 사태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박근혜 탄핵 정국과 비교하며 조국 장관 임명을 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모(65) 씨는 “조국은 자신은 다르다고 했으면서 대답하는 것을 보면 박근혜 최순실보다 더 나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잘못 뽑았다는 생각에 정말 우울했는데 조국 임명되고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더 우울하다. 복면 쓰고 집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60대 김씨의 주장에 30대 김씨는 “조국 장관이 잘못은 있지만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다르다. 조국도 그냥 다른 정치인들처럼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에 실망했지만 만약 이것 때문에 탄핵까지 언급된다면 지금까지 실점있는 정치인을 장관으로 임명시킨 대통령들 다 탄핵감이었을 것”라고 맞받아쳤다.

조국 사태를 둘러싼 이번 추석 민심에서 특징적인 것은 20대와 60대 이상 보수층이 이례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조 장관 딸 대학입시 비리 의혹을 두고 10대 20대는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서울에 사는 김모(22) 씨는 “조국 딸 의혹은 입시 전체를 뒤흔든 것으로 화가 많이 났다”며 “살면서 이렇게 큰 박탈감 느껴본 적은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에 사는 70대 유모씨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는 “조국은 가족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아빠다. 차관급 인사가 50여명이나 즐비한 법무부의 수장이 되기에는 모자란 사람”이라며 “정권 교체는 불가피하고 내년 총선에서도 확실히 바뀐 부산경남 민심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 지지자들은 ‘검찰 개혁’의 시급성이 이번 기회에 드러났다고 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59) 씨는 “그래도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조 후보자 딸의 비위를 비리라고 단정지을 근거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40대 홍모 씨 역시 “대학가는 70% 학생이 수시전형으로 입학하는 것이 현 세태다. 대입 스펙 대물림이 혐오스럽다면 주변에 수시로 대학간 학생들과 그의 부모 일반을 욕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며 “‘1저자 논란’이 있는 나경원 원내대표도 물러나야 되는 것이냐”고 밝혔다.

문재인 지지층이었지만 조국 사태 때문에 지지를 철회한 측은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나모(29) 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조국 임명 과정에서 실망해 정치 얘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았다. 조국 얘기가 나오면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골치 아파서 가족 모임에서 얘기가 안나왔으면 했는데 뉴스를 틀자 마자 난리가 났다”면서 “큰아버지 얘기도 맞고 외숙모 얘기도 맞고 사촌동생 의견도 일리가 있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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