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소부장 메가 펀드’ 조성…중소기업 출자제한 해소 효과, 대-중기 상생 선순환 기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정부와 금융권 뿐 아니라 대기업을 포함한 민간기업의 자본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에 투자하는 메가펀드를 조성키로 한 것은 정부의 일방적인 재정 투입의 정책적 한계를 극복키로 한 점에서 소부장 기업의 육성에 적잖은 효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특히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모펀드 조성을 통한 투자는 공정거래법상 대기업들의 출자제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동시에 대기업의 자본이 펀드를 통해 소부장 기업들에 간접 투자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 뿐 아니라 우수 중소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수직 계열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은행 또한 유망 중기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보하면서 여신거래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메가펀드 조성에서 대기업은 5000억원 규모로 ‘S/I(전략적 투자자) 모펀드’를 조성하게 된다. 모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가 공동으로 소부장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하는 구조다. 대기업이 ‘실탄’을 지원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해 혁신소재·부품을 선보이는 협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셈이다.

조성 방안에서 소부장 펀드 수혜 중기의 제품을 대기업이 구매해준다는 확약은 없지만, 대기업의 투자 과정에서 해당 중기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부장 기업은 펀드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로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대기업은 공정거래법 상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조성되는 모펀드의 출자를 통해 소부장 기업들에 대한 간접 투자의 길이 열리게 됐다. 대기업들은 이에 우수 소부장 기업을 ‘간접적 수직계열화’해, 안정적으로 부품과 소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펀드의 조성에서 대기업들은 민간은행들이 매칭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이 마련돼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1000억원 규모로 ‘F/I(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산업은행이나 대기업이 출자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매칭 형태로 출자하게 된다. 은행들의 폭넓은 지점이 가진 네트워킹을 활용해 민간기업들은 유망 중소기업의 발굴의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유망 중기 고객과 신규 거래를 확보할 수 있고, 해당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금융안정성 보강에도 직접 기여하게 된다. 아울러 중소기업들 또한 펀드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고 은행 ‘문턱’도 낮아져, 향후 다른 금융거래를 통한 성장 기회 확보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와 대기업이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하는 데는 반드시 향후 미래 가능성과 수익성, 성장성 등을 두루 감안해서 이뤄져야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아닌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민간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투자의 핵심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