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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유의 靑·檢 충돌…조국 대전, ‘검란’(檢亂) 부르나
검찰 “靑, 인사청문회 후보자 배려하는 기관 아닌 국가 통할기관”
“검찰독립 외치더니 오히려 정치개입” 내부 반발 기류 강해
여권에서는 법 개정 통한 ‘검찰 특수수사권 무력화’ 목소리도
검찰, 조국 청문회 당일 정경심 소환할지 촉각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정희조기자 chech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문재연·이민경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벌이고 있는 충돌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조만간 직접 조사할 방침이고,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행사를 놓고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검 관계자는 6일 “청와대는 국가를 통할하는 기관으로서 국민적 의혹을 풀기위한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언급 등을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지금까지 수사에 개입한 적도 없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청와대 메시지를 재반박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정·청의 전방위적 ‘정치검찰’ 공세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처음 임명하면서 성역없이 수사하라고 해놓고 수사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외쳐놓고 정권에 복종하라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이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벌일 때는 ‘정의의 표본’이라 칭송해놓고,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니 정치검찰이라 하고 있다”며 “최근 당정청의 공세로 되레 검찰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 일선 검사는 “당장 각종 의혹들과 정황상 근거들이 포착되고 있는데 수사를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문제였다”며 “인사청문회 끝나고 수사를 진행했어도 똑같은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충돌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청와대와 검찰이 공개적으로 반박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파열음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 정 교수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 교수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 장관의 지휘 권한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할 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한 김경수 변호사는 “청와대와 검찰총장이 극한으로 부딪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여론이 완전히 두쪽으로 갈라지고 나라가 분열돼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인사청문회만으로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며 “윤 총장도 부담을 느꼈겠지만, 정치를 넘어 검찰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누군가는 져야 끝나는 상황”이라며 “수사결과에 따라 조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은 반성하고 사죄해야 하고, 반대로 공허한 사건으로 종결되면 윤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윤 총장이 옷을 벗더라도 청와대는 검찰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윤 총장을 검찰총장에 지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내친 것처럼 인사권을 행사해 검찰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당·청 차원에서는 검찰의 특수수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재조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공세도 강화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후보자의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 수색을 하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듯이 하는 것”이라며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검찰의 명백한 항명”이라며 “윤 총장이 ‘검찰국가’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정치권은 검찰이 조 후보자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높여나가자 “정치개입의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국정을 총괄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례적으로 “검찰의 오래된 적폐 가운데는 피의사실 공표나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명예훼손 등이 있다”며 “그런 일들이 이번에 재현되고 있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향해 “정치하겠다 덤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기에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조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표창장을 허위로 발급받았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하자 검찰은 “청와대의 수사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재반박 자료를 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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