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자 본인 해명과 다르게 투자 내역 미리 알고 약정했다면 위법 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핵심고리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떠오르고 있다. 핵심의혹인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와 딸 입시과정 전반에 정 교수가 관여한 정황들이 잇따라 포착됨에 따라 검찰의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에 투자받은 기업인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를 불러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정 교수를 조만간 불러 조사하기로 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 씨에게 3억 원 상당을 보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지분을 사게 하는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이 조 후보자 본인의 돈이라는 점이다. 앞서 조 후보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처남 정 씨가 자신에게 돈을 빌려 지분을 샀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운용사 주주 등 관계자는 펀드 출자에 참여하거나 관여할 수 없다.
정 교수는 동생이나 조 후보자의 처남인 정 씨에게 2017년 2월 28일 ‘정경심(KoLiEq)’라는 이름으로 3억 원을 보냈다. 1주일 뒤인 3월 9일 정 씨는 코링크PE 지분 1% 250주를 5억 원에 사들였다. 정 씨가 코링크PE의 지분을 산 시점은 2017년 3월로,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고 사모펀드에 가입한 2017년 7월보다 4개월 이르다. 검찰은 정 교수가 당초 후보자의 5촌 조카 조 씨와 시세차익 등 펀드 수익구조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해외로 도피한 조 후보자 가족펀드 관련자와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당사자로도 지목되고 있다. 문제가 된 코링크PE의 이모 대표, 이 PE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업체 WFM의 전 최대주주 우모씨, 또 다른 회사의 임원 이모씨 등은 가족과 동반출국한 상태다.
조 후보자와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실질대표로 떠오른 5촌 조카 조씨의 자금운용 내용을 몰랐다면, 불법 사모펀드에 투자한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 교수와 처남 정 씨의 송금거래내역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실태를 인지하고 투자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조 후보자가 개별투자한 주식을 사들인 정 교수는 조 후보자의 5촌조카 조모 씨가 소개한 코링크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본인은 67억원 상당, 두 자녀에게는 5000만 원씩 증여한 다음 해당 사모펀드에 3억원 상당의 투자약정을 체결하도록 했다. 조 후보자는 당초 10억 5000만 원만 이행하기로 한 펀드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투자금과 투자약정을 처음부터 다르게 잡고 펀드를 조성한 경우 운용사는 허위신고에 따라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아울러 정 교수와 조 후보자는 자본시장법 위반을 방조한 책임을 지게 된다.
검찰은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와 코링크PE가 조 후보자의 영향력을 활용해 각종 관급 사업들을 따낸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는 조 후보자 5촌조카인 조 모씨와의 관계와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를 받게 된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웰스씨앤티 측에 따르면 본 업체는 ‘대포통장’을 코링크에 제공하고, 총 23억 85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이중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로부터는 투자전액인 13억 85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웰스씨앤티는 코링크PE에 투자금 전액에 가까운 23억 3500만 원을 되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측은 “조 후보자 5촌 조카 조 씨의 제안을 받고 투자받는 형식으로 대포통장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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