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언 전 헌법재판관 [연합] |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검사였던 신창언 전 헌법재판관이 3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신 전 재판관은 1987년 경찰 대공수사 과정에서 숨진 박종철 열사의 시신을 부검한 검찰 수사팀 책임자였다. 지난해 8월 법무부 과거사위원회는 박종철 사건 당시 검찰 수사팀이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할 때까지 사실상 추가 공범에 대한 수사를 벌이지 않았고, 사건 은폐를 주도한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켰다고 결론냈다. 신 전 재판관과 함께 수사를 맡았던 안상수 검사는 정계에 입문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박상옥 검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법관에 임명돼 재직 중이다.
서울 출신의 신 전 재판관은 보성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66년 제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69년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무과장, 서울지검 2차장검사, 제주지검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부산지검장을 거쳐 1994년 국회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킨 5·18특별법 헌법소원 사건에서 특별법 규정 위헌 여부는 대법원이 판단할 일이고, 헌법재판소가 가릴 사항이 아니라는 소수의견을 냈다. 공소시효 제도는 헌법상의 제도가 아니라, 법률이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 해석의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헌재가 2000년 북한주민을 접촉할 때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릴 때 주심 재판관으로 관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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