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재직 부친 인맥 활용 ‘의혹’
외고생, 이공계賞 수상도 문제 ‘지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던 도중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딸 조모(28) 씨가 한영외고 재학 당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소속 A 교수 지도로 한국물리학회가 개최한 한 물리 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대에서 법학과 교수로 근무하던 조 후보자가 딸과 동료 교수인 A 교수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외고 학생이 재학 중 전공과 상관없는 이공 계열 대회에서 수상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조 씨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한영외고 유학반에 편입했다. 당시 외고들의 입학·편입학 요강을 보면 유학반 학생은 반드시 영어과만 선택해야 했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는 2009년 8월 숙명여대에서 ‘여고생 물리캠프’를 열었다.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해 예선을 열었고, 조 씨가 포함된 8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조 씨는 다른 한영외고 학생 2명과 함께 ‘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 결정 구조의 제작 및 측정’이라는 연구 과제를 냈다. 지도 교수는 A교수였다. 당시 본선에 진출한 8개 팀 중 서울대 교수의 지도를 받은 팀은 조 씨 팀이 유일했다. 금·은·동상은 다른 팀이 받았고, 조 씨 팀은 장려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서울대에 재직했기 때문에 딸과 A 교수를 연결시키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A 교수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조 후보자 딸이 아닌 다른 학생이 메일로 지도를 부탁해 응하게 된 것”이라며 “조 후보자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외국어 인재 양성이 목표인 외고에 다니는 학생이 물리학 관련 상(賞)을 받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조 씨는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거쳐 현재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모두 외국어와 상관없는 전공을 이수했거나 이수 중이다.
조 씨가 수상한 여고생 물리캠프는 한국물리학회가 물리올림피아드, 물리인증제 등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7개 대회 중 하나다. 해당 대회는 2002년 처음 실시됐다. 수상 시 대입 수시 모집 전형에서 가산점 등의 특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씨는 고려대 입시 당시 해당 수상 경력을 자기소개서 등에 기재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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