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층은 가공식품 섭취율 높아
불균형 식사 원인 절반이상 “돈이 없어서”
혼자 식사하는 노인 이미지.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 취약계층 10명중 3명 꼴로 영양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계층 일수록 식생활 수준이 나쁜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서울시 취약계층 먹거리 실태연구에 따르면 대상자를 연령별로 노인, 성인, 아동·청소년 세 집단으로 구분한 결과 노인가구 27.2%, 성인 30.6%, 아동·청소년 23.3%가 영양섭취가 부족한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상별 다소비 식품을 분석한 결과 아동·청소년 취약계층의 경우 콜라(46.7%), 과일음료(53.7%), 사이다(79.3%), 기타탄산음료(71.8%), 라면(59.8%)과 같이 가공식품의 섭취율이 국민 전체 수준에 비해 높았으며 성인 취약계층에서는 주류(맥주 32.2%)의 섭취량이 높았다. 취약계층일 수록 상대적 비만도와 영양섭취 부족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날씬한 부자와 뚱뚱한 빈곤층’ 문제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식생활 행태는 노인의 경우 ‘매일 아침식사를 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85.3%로 높았던 반면 아침식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의 응답은 성인가구가 38.9%로 높았다. 저녁동반식사 여부 문항에서 성인가구의 경우 혼자 저녁식사를 한다는 응답이 84.1%로 매우 높았고, 아동·청소년의 경우 주로 사먹는 간식은 과자류 30.0%, 음료류 27.8%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가구에서 식생활 지원의 형식으로 선호하는 현물 서비스는 ‘식품재료(원재료 상태)’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식품재료로 응답한 경우 식품군 중 육류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리된 음식 형태’로 응답한 경우는 반찬류로 제공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여성의 경우 식품재료의 선호도가 높았고 육류, 생선, 과일류 순으로 선호했으나 남성의 경우 ‘조리된 음식‘의 선호도가 높았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사회의 먹거리 보장이 기본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원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먹거리 지원 서비스의 질과 만족도 제고를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취약계층에서 특히 섭취가 부족한 식품군은 육류로 나타났는데 이들이 지원을 요구한 식품군 역시 육류가 높았으므로 이들 식품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방안이 강구되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일선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담당하는 복지플래너를 대상으로 식생활 지원 정책 관련 설문조사에서 복지플래너의 61.8%가 취약계층의 식생활 수준에 대한 평가를 ‘나쁜 편이다’로 응답했고 그 이유로는 ‘균형잡힌 식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로 응답한 비율이 85.7%로 대다수였다. 취약계층이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을 하는 주된 이유에는 56.6%가 ‘돈이 없어서’로 응답했고 경제적 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 섭취가 충분하지 못한 이유는 ‘몸이 불편해서’ 48.1%, ‘돈이 부족해서’ 31.5% 순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지플래너는 취약계층이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의 경우 ‘현금지원’일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58.2%로 가장 높았으나 취약계층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는 ‘식품 및 음식 등 현물지원(60.0%)’이 가장 높았다.
한편 서울시는 ‘먹거리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아래 지난 2017년 먹거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전국 최초로 시민 누구나 경제적 형편이나 사회·지역·문화적인 문제로 굶거나 건강한 먹거리에 접근하는 데 곤란을 겪지 말아야 하는 권리로서 ‘서울시 먹거리 기본권’을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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