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바뀐 계획의 핵심은 문·이과 통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학마다 계열별로 선택 과목이 구분돼 있어 수험생들에게는 보다 치밀한 입시전략이 필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지난해 8월 예고했듯 문·이과의 구분이 없는 과목이다. 국어·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가 도입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과목 중에 2과목을 고르게 된다.
그러나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다수가 사실상 선택과목을 통해 문이과를 구분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4월 이과는 탐구과목 2과목을 과탐 I, II 과목으로 선택토록 하는 모집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문이과 통합 발표 방안과는 배치되는 모집안 발표였다.
현재까지 각 대학 발표 등에 따르면, 자연계열 학생은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가나다순) 등 8개 학교에 지원하려면 수학에서는 미적분 또는 기하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탐구영역에서는 과학탐구로만 2과목을 응시해야한다. 이처럼 교육부 기본계획과 각 대학별 세부계획이 엇나가면서, 대학별로 중구난방인 입시안을 파악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혼란은 또다시 가중됐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서모(43) 씨는 “이제 1학기가 지나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의 대학에 갈 수 있는 수준인지 파악도 덜 된 상태인데, 대학별 선택 과목에 따라 미리 준비해야한다니 막막하다”며 “문이과 통합이라는 말만 들으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들어도 되는 것처럼 들리는데 전혀 아니어서 입시 컨설팅이라도 받아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입시업계는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선 각 대학들이 수능 적용 방식을 서둘러 발표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 대학들이 수능 적용 방식을 발표해야하는 법정기일(2020년 4월말)이전에 발표를 해야 학생들에게 준비를 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