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에서 바라본 모습, 16가닥 빛살무늬 모양 동일
전세계 유일한 UN기념공원이 있는 부산 남구 대연동 UN로타리에 위치한 UN군참전기념탑 조형물과 욱일기 비교 |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전세계에 유일한 UN기념공원이 있는 부산 남구 대연동의 UN로타리에 위치한 UN군참전기념탑 조형물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의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남구(갑)지역위원회 정정복 위원장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진상조사와 함께 UN군참전기념탑 재건축을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가 제기된 이 기념탑은 1975년 17대 박영수 부산시장 재임기에 UN창설 30주년을 기념해 건립한 기념탑이다. 정면사방에서 일부분만 살펴보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상공에서 내려다 본 UN군참전기념탑은 한 눈에 보아도 욱일기의 모양(사진 참조)이다.
공교롭게도 참전국 16개국을 의미하는 16가닥으로 구성된 조형물과 욱일기를 상징하는 빛살모양 16개가 그대로 일치할 뿐 아니라 좌측 빛살이 짧고 우측이 긴 좌편향된 모양과 형태도 일치한다. 그리고 일장기인 붉은태양 대신 그 중심이 지구모형으로 대체되어 있고, 지구모형을 중심으로 16개국 전사들이 둘러싸고 있다. 마치 16개국의 참전용사들이 일본의 욱일기를 감싸며 수호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부산 남구는 전세계에 유일한 UN기념공원이 있는 지역으로 지난 2010년 지식경제부에서 UN평화문화특구로 지정받으며 평화문화 상징도시로 재조명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대연동 UN로타리에 위치한 UN군참전기념탑의 조형물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의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 위원장은 “왜 UN군참전기념탑의 조형물 모양이 욱일기의 모양을 갖추고 있는지 그 진상이 밝혀지길 바라면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경제군국주의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일본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평화거점도시 부산 남구 문 앞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상공에서 내려다 본 UN군참전기념탑의 모습은 일본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도 공교롭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고, 만일 이것이 누군가의 계획적인 의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 위원장은 오는 15일 7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욱일기가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유엔군참전기념탑에 반영 된 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된 것인지 민관이 함께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의혹이 없도록 진상을 밝혀주길 요청했다.
그 결과가 우연이라 할지라도 군국주의 상징을 닮은 이 탑을 그대로 존치할 것인가에 대해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의도된 것이라면 당연히 평화거점도시 남구를 표방하는 평화의 관문이 될 조형물을 다시 건립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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