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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전범기업 ‘오카모토’…여전히 국내 콘돔 매출 1위
-일제강점기 시절 군부와 결합해 위안소에 콘돔 공급
-전범기업으로 언급될 때마다 불매운동 대상 올랐으나
-日 불매운동에도 7월 매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오카모토 콘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일본 기업들이 불매운동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최대 콘돔 제조사인 ‘오카모토’가 여전히 콘돔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카모토는 일제강점기 시절 군부와 결합해 일본군 위안소에 콘돔을 공급한 전범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두께가 얇은 초박형 콘돔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전범기업 목록이 공개될 때마다 불매운동 대상에 오르고 있다.

9일 편의점 A사에 따르면 오카모토가 전체 콘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가량으로 전체 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전체 콘돔 매출은 3% 신장했으나 오카모토 매출은 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 맥주·의류 브랜드 매출이 최대 40%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불매운동의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B사도 판매 중인 콘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카모토 매출 비중이 20% 중반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 B사 관계자는 “오카모토가 경쟁 업체와 1~2위를 다투며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B사의 비일본 콘돔 매출은 6% 증가한 반면 일본 콘돔 매출은 7% 소폭 감소했다.

국내 콘돔 시장은 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편의점은 약국·대형마트·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 콘돔을 판매하는 소매점 중 가장 비중이 높다. 2017년 기준 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3사의 콘돔 점유율 1위는 34.2%를 기록한 오카모토산업의 오카모토다. 그 뒤를 동아제약 ‘아우성’(20.5%), 메디바이스코리아 ‘플레이보이’(8.5%), 컨비니언스 ‘바른생각’(3.3%) 등이 이었다.

이에 앞서 영국 레킷벤키저의 콘돔 브랜드 ‘듀렉스’가 국내 점유율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재 사태’로 논란을 빚으면서 듀렉스는 주요 소매점에서 일시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오카모토도 전범기업으로 거론되며 점유율이 20%대까지 추락하기도 했으나 듀렉스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다시 점유율을 회복했다.

GS25는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올해 초 오카모토 발주를 중단했다. GS25 관계자는 “애국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본사 취지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오카모토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카모토는 1934년 국제고무공업 주식회사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1941년 태평양전쟁 개전을 앞두고 일본 군부에 군수품을 납품하면서 고속 성장했다. 1944년 조선 경성에 고무공업소를 건설해 본격적으로 콘돔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산된 콘돔은 일본군 위안소에 공급됐다.

일본 군부와 결탁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벌어들인 오카모토는 1945년 패전 이후 오카모토 고무공업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해 오늘날 오카모토가 됐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등은 지난 2006년 오카모토를 미쓰비시중공업, 신일본제철 등과 함께 일본 10대 전범기업으로 규정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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