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앞세워 상품 권유
GA, 검사업체와 결탁도
정확도 낮고 위법 소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질병 예측이 가능한 유전자검사 해보고 꼭 필요한 보장에 가입하세요.”
최근 보험 영업 현장에서는 유전자 검사도구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보험 컨설팅이 가장 뜨겁다. 신규 보험 가입 뿐 아니라 보험 리모델링에서도 활용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질병은 후천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크고 일부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유전자검사를 맹신해 한 보장에 집중적으로 가입하고 다른 보장에 소홀할 경우 오히려 미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보험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 A씨는 최근 유전자검사도구를 활용한 교육에 다녀온 후 유전자검사도구를 활용해 영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 검사만 해보겠다는 고객이 유전자 결과를 본 후 먼저 보험 얘기를 꺼냈다. 연세가 있는 고객은 자녀까지 검사를 하겠다고 해서 또 다른 고객으로 연결됐다. A씨는 어린 자녀를 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학습유전자도구도 추가할 계획이다.
A씨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니 계약 성사율이 높은 편이다. 검사도구를 가져다주면서 한번 만나고 검사 결과지를 가져다주면서 또 만나게되므로 고객과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적으로 도구를 통해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수는 12가지 항목에 대한 46개다. 체질량,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등 대사 관련과 탈모, 피부노화 등 피부 관련 항목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되는 유전자검사는 이보다 훨씬 많다. 해외 직구를 통해 더 다양한 항목의 검사도구를 구매하면 법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분석도구는 3만원도 안되는 것부터 30만원 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검사는 보통 7~14일 소요되고, 암검사의 경우 췌장암, 위암, 갑상선암 등 종류별로 평균 발병률과 개인의 발병예측률을 보여준다.
일부 보험사는 특별이익제공에 벗어나지 않는 3만원 범위에서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설계사가 개인적으로 제공하는 경우에도 할인된 가격에 고객에게 판매한다. 설계사들이 업체에서 공동구매로 받거나 GA가 아예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전자검사가 마치 실제로 질병을 예측한다고 믿고 보험 설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립암정보센터가 인용한 미국 국립암협회지이 조사에 따르면 유전적 원인은 대장암과 유방암 정도다. 나머지는 흡연, 음식 등 생활 습관이 더 큰 원인으로 나와있다.
GA의 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검사에 흥미를 갖는 것 사실이다. 보험사나 GA 본사에서 이를 드러내놓고 장려하지 않지만 지사나 설계사 개별적으로 많이 하고 있다”면서 “검사마다 기준치가 다르기 때문에 엉터리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한데 이 결과를 근거로 일부 설계사들은 마치 암에 걸릴 것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보건의료법에 위배되므로 이에 대한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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