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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크로 악용‘꼼짝마’…게임업계 철통대응
AI활용 자체 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불법 프로그램 금지’ 약관에 포함
위반시 영구정지 등 강력한 제재 
“포털도 실질적인 대응책 고심해야”


드루킹의 포털 댓글 조작 파문이 거센 가운데,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을 막기 위한 게임사들의 대응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일찌감치 자체 적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철통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게임사들의 사례를 참고해 포털업계도 보다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해 부당하게 게임 레벨을 높이는 등의 행태를 막기 위해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매크로 프로그램 대응 정책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한 엔씨소프트의 게임 이용약관 [제공=엔씨소프트]

게임 업계는 PC게임이 주를 이루던 2000년대 초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골치를 앓았던 대표적인 분야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해 게임 캐릭터가 자동으로 사냥에 나서는 식이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은 매크로 자동 공격을 아예 게임 기능의 하나로 포함시키기도 했다. PC게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불법 매크로 사용은 게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치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사들은 부당한 매크로 사용을 막고 있다.

자체적으로 적발 시스템을 구축해 모니터링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적발 전담 조직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초기에는 ‘게임 마스터’로 불리는 전담 조직이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사용자에게 대화를 걸어보고 대답 유무에 따라 자동 매크로프로그램 사용을 적발하는 식이였다. 나아가 매크로 사용 패턴을 분석해 모니터링하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매크로프로그램으로 의심되는 경우, 게임 접속이 차단되는 등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구축돼 있다.

넥슨도 자체 인공지능(AI)으로 불법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기술을 구현한 상태다. 비정상적으로 게임을 이용하는 행위를 탐지하고,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게임 영상 패턴을 학습해 이를 적발해 낸다.

이와 함께 주요 게임사들은 게임 이용약관 자체에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어 제재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이용약관 13조 1항의 6에 회사가 승인하지 않은 컴퓨터 프로그램, 장치 사용을 막는 조항이 포함됐다. 넥슨(제20조 2항의 17), 넷마블(제 13조 1항의 6)도 약관에 부당한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계정 영구 정지의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대다수 게임사들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의심되면 사용자 소명 기회 등의 일정한 절차를 거친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계정 사용을 영구적으로 정지하고 있다. 관련 주민등록번호로 추가 계정을 신설하는 것도 제한한다.

더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사례도 있다. 올해 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오버워치’ 게임의 부정 프로그램 개발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 관련 혐의자 13명이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다만,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모니터링 인력이 적고 시스템 구축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게임 업계의 매크로 정책을 참고해 포털도 보다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세정 기자/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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