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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층을 복층으로…뻔뻔한 사기 분양
복층은 불법인데 버젓이 홍보
“미리 알렸으니 문제 없다”
“단속 나오면 문 잠그고 버티면 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견건설사 다인건설이 수도권에 허위ㆍ과장 정보로 상가와 오피스텔을 분양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다인건설은 2012년 설립해 5년만에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도 영남과 경기도 여러 곳에 분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경기도 시흥시의 목감택지지구와 배곧신도시에 ‘로얄팰리스’라는 이름으로 분양한 상가와 오피스텔이다. 다인은 2015년부터 두 지역에 각각 760실과 870여실을 여러 횟수로 나눠 분양했으며, 추가 분양 계획도 남아 있다.

[사진=다인로얄팰리스 홍보 블로그 캡쳐. 현재까지 복층 상가라고 홍보하고 있다.]

상가 분양 피해자들에 따르면, 다인은 분양 시 ‘복층 상가’라고 홍보했다. 한 피해자는 “상가 자체 면적은 넓지 않아도 복층이라 넓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계약했다”며 “분양광고, 견본주택, 회사 관계자의 말이 모두 일치해 그렇게 믿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회사 블로그에는 ‘복층 상가’라고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다인은 애초부터 이곳에 복층 상가를 허가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이 들어선 곳은 준주거구역이어서 용적률 500% 이하만 허가가 나는데, 상가를 복층으로 지을 경우 이를 초과하게 된다. 시흥시는 복층은 불법증축이라며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 피해자는 “분양가가 3.3㎡ 당 3400만~3600만원으로 주변에 비해 30% 가량 높다”며 “불법인 걸 알았다면 누가 그 비싼 돈을 주고 계약을 하겠나”라고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당시 수도권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2600만~2700만원 수준이다.

다인 측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 임원은 “‘수분양자가 원하면 복층으로 해줄 수는 있는데 불법’이라고 설명해줬다”며 “현재도 같은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분양가에 대해서는 “주변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비싸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주변 분양 단지들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다인로얄팰리스 오피스텔 복층 견본주택. 견본주택 상 층고는 1.5m이지만, 점선을 그어 실제로는 1.3m로 준공될 것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수분양자들은 층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진 뒤 이러한 안내판이 붙었다는 입장이지만, 다인 측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주장한다.]

오피스텔도 복층이 말썽이다. 다인 측은 분양 시 복층의 층고를 1.5m라 홍보했다. 견본주택 역시 이에 맞춰 공개됐다. 그러나 실제 준공된 것은 1.2m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복층 바닥과 천장 시멘트 간 간격은 1.5m가 맞지만, 천장재와 바닥재 등의 두께로 인해 층고가 낮아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원하는 수분양자들에게는 1.5m로 층고를 맞춰주겠다고 설득했다.

문제는 복층의 층고를 1.5m로 하게 되면 불법이 된다는 것이다. 관련법에는 복층의 층고가 1.5m를 초과하면 바닥면적에 포함시키도록 돼 있기 때문에, 허용된 용적률을 넘어서게 된다.

다인 측 일부 직원들은 이에 대해 “일단 준공검사만 통과한 뒤 시청 몰래 공사하면 되고, 단속 나올 경우 문을 잠그고 버티면 된다. 대신 불법임을 사전에 알았다는 각서를 써달라”며 불법 행위를 유도하기까지 했다.

피해자들 상당수가 노후를 위해 임대사업을 하려고 투자를 한 이들이다. 한 피해자는 “여기 투자하려고 빌린 돈의 이자만 매달 240만원”이라며 “위법 건축물이라고 낙인 찍히는 바람에 임대도 안나가서 밥도 안 넘어간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민형사상 소를 제기한 상태다. 시흥시청 역시 시정명령 및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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