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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추 무색…뜨거운 수증기만 몰고 온 ‘노루표 폭염’
국내 영향 없고 찜통더위 기승

막판까지 가늠할 수 없는 행보로 걱정을 끼쳤던 제5호 태풍 노루가 결국 일본에 상륙했다. 기존 예상과 달리 대한해협이 아닌 일본을 통과하면서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게 됐지만, 노루가 몰고 온 뜨거운 수증기에 한반도는 ‘입추(立秋)’에도 폭염에 시달리게 됐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노루는 이날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사카 남서쪽 약 360㎞ 부근 해상에 머물며 일본 본토를 통과할 예정이다. 노루는 지난 주말까지 고수온대를 통과하며 힘을 키워 최대 풍속이 45m에 육박하는 등 강한 태풍으로 성장했다. 지난 주말 일본 규슈지역에 처음으로 상륙한 노루에 일본에서는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는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250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노루는 지난 4일까지만 하더라도 대한해협을 통과해 동해 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상청은 “일본 지역의 상층기압골과 연동하는 과정에서 태풍의 서진이 지체되면서 경로가 수정돼 일본을 그대로 통과하겠다”고 설명했다. 노루는 오는 8일부터 일본 오사카와 센다이를 통과해 오는 10일께 일본 삿포로 인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노루가 예상과 달리 일본을 통과하면서 한반도에는 폭염만 몰고 온 꼴이 됐다. 노루는 애초 남부와 동해안 지역에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로가 바뀌면서 비는 내리지 않았다. 대신 노루가 한반도 남쪽에서 뜨겁고 습한 공기를 올려 보내면서 지난 4~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28.7도에 달하고 낮 최고기온도 일부 지역에서 4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를 보였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노루의 영향을 지목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노루가 덥고 습한 공기를 몰고 오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 않은 한반도 쪽에 수증기를 보내며 기온을 올렸다”며 “중부지방에 7일 예고된 비도 기압골과 노루가 몰고 온 수증기가 만나 다소 많은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추에도 계속되는 더위는 오는 9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면서 점차 누그러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9일 남해안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다”며 “이후 전남과 경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낮 기온이 폭염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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