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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튬이온배터리 시대 저문다…차세대 전지 개발 타이밍 놓치면 회복 불능” <LG경제硏>
리튬이온배터리, 머지 않아 기술 향상 한계점 도달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 2차전지 기술 개발 서둘러야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우리 주변의 휴대용 전자기기는 물론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Li-ion) 배터리’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성능 향상의 기술적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다양한 기업들이 차세대 2차전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이 같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타이밍을 놓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개발 경쟁 가속되는 차세대 2차전지’ 보고서를 발표하고 “낮은 원가의 중국 전지 기업과의 경쟁, 중국 정부의 노골적 견제 등이 우리 배터리 업체들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면서 “차세대 전지 개발 타이밍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경쟁 우위 지속가능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튬이온배터리 시대 곧 저문다 = 지난 1991년 소니가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놓은 이래 지난 20여 년 간 ‘재충전이 가능한’ 2차전지 시장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시대였다. 우리 주변의 휴대용 전자기기는 물론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술 발달의 속도도 매우 빨랐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경쟁 격화로 용량은 약 50% 증가한 반면, 원가는 30%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성능 개선 폭과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곧 기술 향상의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예상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폭스바겐과 닛산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은 물론 보쉬 등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향후 5~7년 안에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액체나 겔타입 전해질을 쓰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특성상 발화 및 폭발의 위험성, 낮은 내충격성 등 안전성에 대한 태생적 한계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로 엄청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모바일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독주도 시작됐다. 각형 전지 시장의 경우 중국의 비야디(BYD)와 리센, 폴리머전지 시장의 경우 ATL이 매출 규모에서 이미 한국 및 일본 전지 기업을 추월했고 그 격차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마찬가지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은 자국 배터리 기업 육성을 위해 LG화학과 삼성SDI 등 우리 기업을 점점 노골적으로 견제하며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차세대 2차전지는 ‘전고체전지’가 대세 = 리튬이온배터리의 강력한 경쟁 시장, 기술 향상의 한계, 태생적 위험성 등은 전 세계 기업들이 다양한 차세대 2차전지 개발에 몰두하도록 만들고 있다.

차세대 2차전지 후보들은 전고체전지, 리튬-황 전지, 나트륨-마그네슘 이온 전지, 리튬-공기 전지 등이다.

보고서는 이 중에서도 ‘전고체전지’를 차세대 2차전지의 유력 후보로 꼽는다.

지난 10여 년 간 기술 개발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어 온 데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인 안전성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져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허 출원 및 등록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본 NEDO가 분석한 2002~2011년 사이 차세대 전지 관련 특허 출원 건수를 보면 전고체전지는 3309건으로 그 다음으로 많은 리튬-공기 전지(1251건) 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전고체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은 크게 세 종류다.

먼저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세대 전지의 내재화, 즉 가치사슬의 통합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다. 하이엔드 소형가전 기업 다이슨과 최근 순수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도요타 등이다.

두 번째로는 전고체전지를 기반으로 초소형 전자기기, 산업용 로봇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틈새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이다. 반도체 공정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산업용 기계 제조 기업인 히타치조센 등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시장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전고체전지를 개발하는 기존 배터리 기업들도 있다. 중국의 CATL과 소니의 전지 사업을 인수한 무라타 등이 대표적이다. 전고체전지 제조 공정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크게 달라 쉽게 모방하거나 단기간에 축적되는 역량이 아니기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용 전지 시장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배터리 기업들도 차별화된 무기 장착해야 = 보고서는 이렇게 글로벌 기업들이 전고체전지 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주도권을 잡고 빠르게 뒤쫓아 오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예봉을 꺾을 수 있는 차별화된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번 개발 타이밍을 놓친 기업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부분이 아닌 소재의 속성, 이론과 적용환경, 시스템 특성 등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장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한 아날로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금보다 증가된 경쟁 구도의 복잡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의 경쟁 우위 지속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효과적인 외부 자원의 활용을 통해 경쟁 구도 다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adhoney@heraldcorp.com

그림1= 차세대 2차전지 관련 특허 출원 건수 (그림=LG경제연구원 보고서)

그림2= 차세대 2차전지의 구성요소 및 장단점 (표=LG경제연구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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