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보다 트럼프다운’ 스티븐 배넌 영입…선거 캠프의 트럼프색 더 강해져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의 ‘트럼프 색깔’이 오히려 더 강해졌다. 새로 마련된 캠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스티븐 배넌에 대해서는 ‘트럼프보다 트럼프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따라 거침없는 발언의 ‘트럼프 스타일’은 힘을 얻고, 트럼프 색을 다소 지워보려 했던 기존 선거 캠프의 시도는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선거 캠프는 보수 성향 언론 브레이트바트뉴스의 공동 창업자 배넌을 캠프의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그간 자문 일을 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켈리앤 콘웨이가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는 ‘회장 겸 수석전략가’ 직무를 맡게 됐다. 


게티이미지

깜짝 인사의 핵심 배넌은 트럼프의 ‘강한 버전’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에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벌였던 그는 브레이트바트를 통해 이러한 면모를 확실히 드러냈다.

배넌이 앤드루 브레이트바트와 창립한 이 매체는 그의 지휘 하에서 ‘친(親)트럼프’ 행보를 자처했다. 트럼프의 주장과 같이 불법 이민을 강하게 비판하는 보도를 싣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창시자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옹호하는 일련의 기사도 최근 내보냈다.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배넌은 브레이트바트에서 ‘클린턴 캐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나섰다. 힐러리 부부가 자선 재단, 고액 강연료, 인맥 등을 동원해 재산을 축적한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동일 제목을 책을 기반으로 했다. 배넌은 시사회에서 이 영화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한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배넌 영입에 따라 잠시 선거 전략 수정 가능성을 보였던 트럼프 캠프는 다시 ‘트럼프다운’ 색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트럼프는 이라크전 전사자 부모에 대한 무슬림 비하 발언을 시작으로 거센 역풍을 맞으며 지지율이 추락한 가운데 전략 변화를 두고 고심해 왔다.

최근 타임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어투 완화를 주문하는 소위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왔다. 지금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와 예전 유세들을 비교하며 “유세의 차이점을 알겠느냐”고 말하며 참모들의 조언을 수용해 직설적 화법을 다소 자제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이전 유세를 더 좋아한다”며 “원하면 언제든 내게 더 잘 어울리는 그런 공격적인 스타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이번 인사 개편에 따라 이러한 그의 의지가 다시금 선거 전략에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대해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선거운동이나 연설 방식을 좀 더 ‘정치인답게’ 바꿔, 공화당의 기존 정치 세력과 트럼프와의 간격을 좁히려 했던 매너포트의 시도가 좌절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CNN은 배넌을 캠프 지도자로 앉힌 것에 대해 캠프 재정비뿐만 아니라 보수층을 끌어안아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캠프는 또 여론조사 전문가 콘웨이를 통해 전략 수립의 전문성 끌어올리기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콘웨이는 여론조사회사를 창립했으며, 공화당의 다수 정치인들에게 컨설팅해왔다. 댄 퀘일 전 부통령을 비롯해 2008년 프레드 톰슨의 대선캠프, 2012년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의 대선캠프, 올해 공화당 경선주자 테드 크루즈의 슈퍼팩인 ‘킵 더 프라미즈’ 등에서 일하며 지난 3차례의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터줏대감’으로 통해 왔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