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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지전’에서 승리했으나 ‘전면전’에서 밀리는 美ㆍ歐의 ‘대(對)테러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이달 초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점령지역의 25%를 상실했다. 세계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IS는 지난 18개월 사이 영국의 아일랜드 크기에 버금가는 점령지역을 러시아-시리아 정부군과 미ㆍ유럽 연합군에 빼앗겼다. 같은 달 프랑스와 독일, 터키 등 세계 곳곳에서는 IS 추종자들에 의한 테러가 속출했다. 서방국가의 대(對)테러 정책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디디에르 레로이 벨기에 왕립 군사학교의 테러리즘 수석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테러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예’와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러범에 의한 화학전이나 대규모 분쟁은 줄었지만, 대신 IS의 공격이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등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대해 “IS가 ‘승리’라는 이미지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사이 IS는 수많은 전투에서 패배했고, 그 결과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토 중 주요 지역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IS추종자 두 명은 프랑스 북부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을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노신부 한 명을 살해했다. 지난 일주일 사이 독일에서는 IS추종자에 의한 테러가 네 차례 발생했다. 14일에는 IS와 직접적인 연계는 없지만 IS의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31세 튀니지 이민계 남성이 ‘니스 트럭테러’를 일으켰다. 이달 초에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인질극 테러가 발생했다. 연합군이 IS와의 ‘국지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전면전’에서는 밀리는 것이다.

지난 일주일 사이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들은 대부분 과격화한 10대들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감지하기 어려웠다. 프랑스 성당테러를 일으킨 케르미슈는 19살이다. 16살 남동생도 공범으로 체포됐다. 18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통근 열차에서 도끼를 휘둘러 5명을 다치게 한 테러범은 17세 파키스탄 출신 난민 소년이었다. 소년의 집에선 IS 깃발이 발견됐다. 22일 뮌헨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한 테러범도 18세의 이란계 독일 청소년이었다.

극단주의에 심취된 10대들이 IS 등장 초기 시리아나 이라크로 직접 향했던 것에 반해 거주국에서 직접 테러를 저지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감지하기는 어렵다. 강력한 국경 통제, 가족의 보호만으로 테러를 막기 어려운 것이다. 레로이는 “경찰과 군이 경비해야 할 지역이 넓어지면 곳곳에서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S의 선전효과는 소셜미디어 활용에 능숙한 10대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싱크탱크 루시의 라파엘로 판투치 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가) 분명히 속도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도 늘어나고 빈도도 늘었다.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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