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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는 이미 IS 손을 떠났다”… IS도 예상못한 ‘자발적 테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최근 서방 국가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하면 IS가 우선적으로 의심받는다. 그러나 IS의 지령에 따른 것이 아닌 ‘자발적 테러’가 늘어나면서, IS도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자신의 추종자가 벌인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IS와 연관된 테러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와 올해 3월 브뤼셀 테러처럼 IS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은 테러가 있는가 하면, 단순히 IS의 주장에 감화받은 ‘자발적 추종자’들이 벌인 테러가 있다.

물론 그 둘을 명확하게 구별하기는 힘들고 중간적 성격을 가진 테러도 많지만, 최근에는 대체로 자발적 테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달 미국 올랜도 게이클럽 테러는 테러범이 범행 직전에야 911에 전화해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또 지난 14일 프랑스 니스에서 일어난 트럭 돌진 테러는 IS가 배후임을 자처하기는 했지만, IS와 연계된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에서 극단주의를 연구하고 있는 아마란스 아마라싱암은 “이런 IS로부터 감화받은 공격의 경우, 심지어 IS도 이들을 모른다는 것이 중요하다. IS는 그들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IS조차도 특정 테러에 대해 뚜렷하게 자기 소행이라고 밝히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IS가 직접 밝히는 대신, 자체 선전 매체(특히 아마크 통신)를 통해 밝히는 이유도 스스로가 특정 테러의 배후라는 점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S가 직접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했다가 실제로는 다른 단체가 배후였다고 밝혀지면 망신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테러에 대해 자신이 배후라고 인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S가 지난 24일 독일 안스바흐에서 있었던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에 자신이 있다고 밝힌 것은 사건이 일어난 지 19시간 뒤였고, 니스 테러는 36시간 정도 지나서였다. 자신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테러이기 때문에 즉각 밝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IS가 마구잡이로 모든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내부 조사를 거쳐서 연관 관계가 확인됐을 때만 자신의 소행이라 주장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령 26일 프랑스 성당 테러의 경우, IS의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우리와 연관돼 있다더라…”는 식의 시인이다. 니스 테러나 독일 도끼 테러도 마찬가지다.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J.M 버거는 “IS는 그 공격들이 자신들로부터 감화받은 것인지 따져보고 있다”며 “그들은 조심스럽게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현재의 연쇄 테러 발생이 이미 IS의 통제력을 벗어나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IS의 글로벌 전략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들을 단순히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몰아내는 것만으로는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도 낳는다. 이미 수백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으로서는 중동 및 난민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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